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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뉴 롯데’] 롯데 금융계열사 전격매각… 신동빈 지주사 전환 ‘쾌속경영’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7 17:25

수정 2018.11.27 21:35

그룹 정비 속도전
경영 복귀 두 달도 안걸려..대규모 투자·고용계획 발표..카드·손해보험 외부 매각..지주사 전환 마무리 작업
파격변신 다음 수순은.. 글로벌로지스-로지스틱스 공식합병 통합물류사 출범.. 연말 임원 정기인사 주목
지난해 4월 서울 올림픽로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상징하는 '뉴롯데 램프'를 점등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서울 올림픽로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50년을 향한 희망의 불빛을 상징하는 '뉴롯데 램프'를 점등하고 있다.

[신동빈의 ‘뉴 롯데’] 롯데 금융계열사 전격매각… 신동빈 지주사 전환 ‘쾌속경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금융계열사 매각 등 꽉 막혀 있던 그룹 현안을 잇따라 처리하며 '뉴 롯데'를 향한 행보에 속도를 높였다. 지난달 8일 경영복귀 이후 대규모 투자·고용계획 발표, 일본롯데 현안 점검,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작업 등 두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계열사 매각이라는 재계가 깜짝 놀라는 결단을 잇따라 내렸다. 신 회장의 부재 속에 주춤했던 롯데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 카드·손해보험 외부매각 결정

27일 롯데는 지주회사 행위제한요건 충족을 위해 금융계열사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외부매각을 결정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주관사는 외국계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다.

양사의 임직원은 1700명 규모로 대표이사들이 이날 사내 통신망을 통해 직원들에게 이 같은 매각 결정을 설명했다. 롯데는 전략적 방향을 같이하면서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할 수 있는 인수자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또 다른 금융계열사인 롯데캐피탈의 매각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금융계열사 매각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결정일 뿐 그룹의 자금수요와는 무관하다"면서 "매각자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롯데지주가 롯데캐피탈 인수를 위해 대규모 자금을 단기차입한 만큼 카드와 손해보험 매각대금으로 이를 상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계열사 매각은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를 위한 최대 현안이다. 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는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해 내년 10월까지 유예기간을 받았다. 지주사 전환 후 지배구조 밖에 있던 계열사 분할합병, 롯데정보통신 상장 등 지주회사 전환작업을 진행했지만 신 회장 부재 속에 핵심 현안들은 처리하지 못했다. 특히 금융계열사인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의 매각이 최대 이슈였다. 시장에서는 지분교환 방식으로 롯데지주회사 체제 밖에 있는 계열사로의 매각과 완전 외부매각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점쳤지만 결국 외부매각으로 가닥을 잡게 됐다.

아울러 롯데그룹의 통합 물류회사도 출범했다. 이날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간 공식 합병을 의결했다. 롯데그룹 통합 물류회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그룹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지역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선다.

■신 회장 쾌속경영… 대변신

지난달 신 회장의 복귀 전까지 롯데는 굵직한 현안이 산적했다. 지주회사 전환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고 중국의 사드 보복과 내수 불황으로 실적까지 저조해 고민이 깊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은 빠르게 롯데를 정상화시켰다.

신 회장은 경영복귀 이틀 만인 지난달 10일 핵심 계열사 롯데케미칼의 지분을 인수하며 롯데지주로 편입했고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롯데자산개발 등의 지분도 계열사 간 거래로 처리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순환출자구조를 끊고 행위제한요건 해소를 위한 결정이었다. 이와 함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의 10%에 달하는 1165만7000주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고 4조5000억원 규모의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자금을 확보했다.

지배구조개편을 단행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달 23일에는 대규모 투자와 고용 계획을 내놨다. 향후 5년간 유통, 식품, 화학·건설, 관광·서비스 등 국내외 전 사업부문에 걸쳐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만 약 12조원의 투자가 집행될 예정이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가치를 적극 제고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결정이었다. 신 회장의 경영공백기간 동안 별다른 인수합병(M&A)과 투자집행을 하지 못한 롯데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선언이다.


같은 날 일본으로 넘어간 신 회장은 지난 12일 귀국할 때까지 3주간의 출장기간 동안 일본 롯데의 경영진을 만나 현안을 보고받으며 그동안의 경영공백을 해소했다.

숨가쁜 지배구조개편 작업 외에 연말로 예정된 롯데그룹 정기인사도 주목된다.
정기인사를 통해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할지, 안정 속의 변화를 시도할지도 주목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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