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빛 도시, 몽골 울란바트로] 생석탄·타이어 태워 난방… 뿌연 연기로 도시 뒤덮여

<상>대기질 오염 심각
50만명 살 수 있는 도시에 150만명 거주 과포화 상태
대기오염 갈수록 심각..시민들 마스크 쓰고 다녀

몽골은 '황사의 발원지'다. 또 겨울철 올란바토르 등 주요 도시에서 생석탄을 사용해 대기질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특히 황사, 생석탄 연기 등이 뒤섞인 먼지가 중국 상하이 등 공장지대를 거쳐 거대한 미세먼지로 발전, 우리나라에 상륙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만큼 대기질 개선이 시급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기획보도를 통해 울란바토르시 대기질 오염의 피해를 소개하고 대안책 등을 소개한다.

지난 14일 오후 석탄 연기로 뒤덮인 몽골 울란바토르시 아파트촌(왼쪽)과 쓰레기 등을 태워 추위를 피하는 도시 외곽지역의 게르촌(오른쪽).

【 울란바토르(몽골)=유선준 기자】 "도시 전체의 공기가 뿌옇고 냄새도 좋지 않네요"

지난 12일 오후 5시께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의 칭기즈칸 공항에서 만난 시민단체 푸른아시아 관계자들에게 한 말이다. 푸른아시아는 황사 및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몽골 등에 나무심기 캠페인을 전개하는 시민단체다.

■"회색빛 도시, 뿌연 연기"

서울을 떠나기 전 울란바토르시의 대기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은 하고 있었으나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예상보다 심각했다. 우리나라의 1980~1990년대를 연상케 하는 낙후된 건물들이 즐비한 데다 산지사방에 석탄 연기까지 뒤덮여 회색도시 그 자체였다.

푸른아시아 관계자는 "아직 도시가스를 설치할 환경이 되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울란바토르 전체가 생석탄을 사용한다"며 "대기질이 워낙 좋지 않아서 시민들은 마스크를 하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울란바토르시는 몽골 인구 약 300만명 가운데 150만여명인 절반가량이 거주하고 있다. 원래 50만명이 살 수 있게 계획된 도시지만 점차 초원이 사막화가 되면서 유목민들까지 유입돼 인구수가 급증한 것이다.

호텔로 이동 중 목재로 만든 집과 아파트·공공기관·호텔 등에 난방을 공급하는 제3·4호 석탄발전소 굴뚝에서 나오는 뿌연 연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난방용으로 쓰레기 등 소각도 한몫"

다음날 푸른아시아 몽골인 통역 직원 등과 함께 게르촌으로 이동했으나 이번에는 빽빽이 들어선 차량 행렬로 옴짝달싹 못했다.

일본 도요타·혼다 등 외제차와 국산 기아·대우 등 트럭 및 승합차 세상인 가운데 무단횡단을 하는 시민들과 끼어들기 차량, 매연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한 시간 뒤 도착한 시의 산 중턱 게르촌도 연신 뿜어내는 검은 연기로 가득했다.

도시 빈민으로 일컬어지는 유목민들은 쓰레기, 타이어 등을 태우고 있었다.

푸른아시아 관계자는 "(빈민들은) 생석탄을 살 돈이 없어 보이는 것들을 모두 태워 겨울을 보낸다"고 토로했다.

[e-mail]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