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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갈등 풀리는데… 여행수지는 여전히 마이너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1 17:18

수정 2018.10.11 17:18

한은 8월 국제수지, 中 관광객 회복속도 더뎌
15억4000만불 적자 기록..경상수지는 78개월 흑자
사드갈등 풀리는데… 여행수지는 여전히 마이너스


중국과의 사드갈등 문제가 올해 들어 해소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여행수지 개선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복되는 외국인 관광객에 비해 더 많은 수의 내국인이 해외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가 더딘 데 반해 일본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도 여행수지 개선이 지지부진한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인 관광객은 중국인 관광객에 비해 소비 규모가 작아 여행수지 개선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적다.

■여행수지, 왜 부진할까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18년 8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여행수지는 15억4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21억6000만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년동월 14억1000만달러 적자에 비해서도 증가했다.

우려되는 점은 지난해 사드보복이 올 들어 해소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행수지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출국자 확대가 결정적 원인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국민 해외관광객 수는 1~8월 누적 1933만1000명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1.1% 늘어났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국민 해외관광객 수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2649만6000명) 기록을 넘어설 것이 유력하다.

여행수지는 여행수입에 여행지급을 제외한 지표다. 내국인의 해외관광객 증가로 여행지급이 상승하면 여행수지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8월 여행지급은 역대 2위인 2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여행지급 역대 1위 기록도 지난 1월 32억4000만달러였다.

아울러 사드보복 해소 과정에서 중국인 관광객 회복보다 일본인 관광객 확대가 더 크다는 점도 지지부진한 여행수입 확대의 원인이 되고 있다.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비중을 소비성향이 낮은 일본인 관광객이 일부 채우면서 여행수입 확대를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분기 기준 중국인 1인당 평균소비는 1933.5달러(약 220만원)으로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 소비성향이 가장 높았다. 반면 일본인 관광객은 792.4달러(약 90만원)로 사실상 소비성향이 가장 낮았다.

실제 사드보복 전인 2016년과 올해(1~8월 누적) 일본 관광객 비중을 보면 2016년 13.3%에서 올해 18.8%로 5.5%포인트 늘었다. 반대로 중국인 관광객은 같은 기간 15.8% 축소됐다.

■경상수지, 78개월 연속 흑자

여행수지 개선이 지지부진한 면이 있지만 대외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상수지 흑자는 지속되고 있다. 8월 경상수지는 8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87억6000만달러)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지만 전년동월(60억3000만달러)에 비해서는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계속된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을 78개월로 늘렸다.

상품수지는 112억4000만달러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월 23억3000만달러에 비해 적자 규모가 줄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5월(20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작았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지난 8월 72억8000만달러 늘었다.

한편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의 대한국 무역수지는 206억3000만달러 적자(한국 기준 흑자)였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는 3%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 미국이 내세운 환율조작국 지정 3가지 요건 중 △대미 무역수지 200억달러 초과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3% 초과 등 2가지를 충족하는 셈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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