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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트럼프, 증시 폭락에 "연준이 미쳤다" 맹비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1 15:28

수정 2018.10.11 15: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이날 증시 폭락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 도착해 기자들에게 이날 증시 폭락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AP연합뉴스
다음달 중간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발생한 주가 폭락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맹공격하며 책임을 물었다. 그는 폭락의 원인이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이유 없이 시장에 돈줄을 죄는 연준때문이라며 연준이 "미쳤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유세를 위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에 도착해 기자들과 만나 연준을 비난했다. 그는 시장 상황에 대해 묻자 "연준이 실수를 하고 있다.
너무 빡빡하다. 내 생각에 연준이 미친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락에 대해 "좋은 일이다. 사실 이건 우리가 그동안 오랫동안 기다렸던 조정장이다. 그러나 나는 지금 연준이 하는 행동에 진심으로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날 저녁 폭스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때문에 증시가 폭락한 게 아니라며 "그게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보기에 문제는 연준이다. 연준이 마구 날뛰고 있다. 그들은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이건 바보 같은 짓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무역에서 나타나는 대치상황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나는 연준이 문제라고 본다. 연준이 미쳤다"고 비난했다.

이날 미국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3.15%와 3.29%씩 내렸고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8% 급락해 일일 낙폭으로는 2016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S&P500지수 내 정보기술(IT)지수는 2011년 8월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폭락의 원인이 복합적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일단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이 무역전쟁 등을 이유로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세계 경제성장 전망치를 깎았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인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 투자사 FTN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그동안 투자시장에서 "연준이 경기 둔화 없이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릴 수 있다는 확실한 인식이 늦어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미국의 왕성한 경제성장을 의식해 경기과열과 물가상승 방지차원에서 올해만 3번이나 금리를 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미 이달 초에 금리 인상 의지를 피력했으며 10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또다시 내년까지 금리 인상 지속을 시사했다.

대외적인 무역마찰과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과 증시호황을 선전하며 비판 세력을 잠재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이 같은 행보에 심기가 불편한 상태다. 그는 지난 7월부터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을 비판했고 지난달 인상 직후에는 "마음에 안든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비난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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