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소니픽처스 등에 사이버공격 주도한 北 해커 기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7 17:48

수정 2018.09.07 17:48

6월 8일 기소 뒤늦게 공개, 소속사 ‘조선엑스포’도 제재
트레이시 윌키슨 미국 법무부 차관보가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 국적의 해커 박진혁(사진 속 스크린상의 인물)을 기소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레이시 윌키슨 미국 법무부 차관보가 6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북한 국적의 해커 박진혁(사진 속 스크린상의 인물)을 기소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법무부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사건과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 일련의 사이버 공격을 주도한 북한 해커를 기소했다고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 해커와 그가 속한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에 대한 제재도 단행했다.

CNN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박진혁(34)이라는 이름의 북한 해커를 지난 6월 8일 로스앤젤레스(LA) 연방법원에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2014년 미국 소니픽처스 해킹과 2016년 8100만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을 실행한 혐의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공개한 172쪽 분량의 기소장에서 그가 "피해를 가하고 정보를 탈취하며 돈을 훔칠 목적으로 엔터테인먼트회사들과 금융기관들, 방위산업체들의 컴퓨터를 겨냥해 폭넓게 여러 해 동안 모의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박진혁은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의 멤버이자 북한이 내세운 위장회사인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 소속이다. 북한과 중국 등에서 다른 북한 해커들과 함께 미국은 물론 세계를 대상으로 해킹행위를 일삼아왔다. 박진혁은 2016~2017년 미국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해킹이 성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법무부는 박진혁이 북한 정부나 노동당을 위해 일해왔다며 북한 정부가 해킹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다만 기소장에 박진혁 외 다른 북한 관리의 이름은 적시하지 않았다.

존 데머스 미국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번 사건은 가장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친 사이버 조사였다"면서 "북한 정부가 지원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해커를 정식으로 기소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 법무부 측은 기소 사실을 왜 3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뒤늦게 공개했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단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시점 등을 고려해 발표 시기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기소장이 제출된 6월 8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 나흘 전이다. 같은 날 미국 재무부는 박진혁과 '조선 엑스포'를 제재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박진혁이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을 대신해 컴퓨터 네트위크 시스템을 활용, 해외 타깃을 향해 사이버보안을 훼손하는 중대한 활동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이 글로벌 사이버 안보를 침해하고 제재를 위반해 불법으로 외화를 창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사이버 공격과 그 밖의 범죄 및 불안정한 활동에 대한 책임을 북한에 지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이들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제재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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