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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사이버공격 제재..北해커 첫 기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07 08:29

수정 2018.09.07 08:29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6일(현지시간) 북한제재강화법 및 대통령 행정명령(13722호)을 근거로 북한 국적의 해커 박진혁(34)씨와 그가 소속된 회사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를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박씨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사건,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사건,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의 지휘를 담당한 음모의 일부"라고 설명하면서 박씨를 소니픽처스 해킹 등 혐의로 기소했다. 사진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미 법무부의 트레이시 윌키슨 차관보가 박씨(사진 속 스크린상의 인물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6일(현지시간) 북한제재강화법 및 대통령 행정명령(13722호)을 근거로 북한 국적의 해커 박진혁(34)씨와 그가 소속된 회사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를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박씨가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사건,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사건,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의 지휘를 담당한 음모의 일부"라고 설명하면서 박씨를 소니픽처스 해킹 등 혐의로 기소했다. 사진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에서 미 법무부의 트레이시 윌키슨 차관보가 박씨(사진 속 스크린상의 인물)의 기소를 발표하는 모습.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시간)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사건 등 일련의 사이버 공격을 주도한 북한 해커를 기소하고 제재를 단행했다. 미국이 북한 정부가 지원한 사이버 범죄 관련 기소까지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박진혁(34)이라는 이름의 북한 해커를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2014년 미 소니픽처스 해킹과 2016년 8100만 달러를 빼내 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해킹, 지난해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을 실행한 혐의가 적용됐다.

미 법무부의 기소 내용에 따르면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박진혁은 북한의 대표적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라자루스' 그룹의 멤버이자 북한이 내세운 위장회사인 '조선 엑스포 합영회사' 소속이다. 북한과 중국 등에서 다른 북한 해커들과 함께 미국은 물론 세계를 대상으로 해킹 행위를 일삼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박진혁은 2016~2017년 미 방산업체인 록히드마틴에 대한 해킹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해킹이 성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 법무부는 박진혁이 북한 정부나 노동당을 위해 일해왔다으며 북한 정부가 해킹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소장에 박진혁 외 다른 북한 관리의 이름은 적시하지 않았다. 미 법무부는 박진혁과 그와 공모한 다른 해커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번 사건은 가장 복잡하고 장기간에 걸친 사이버 조사였다"면서 "북한 정부가 지원한 사이버 범죄와 관련해 해커를 정식으로 기소한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미 법무부의 기소조치와 함께 미 재무부는 이날 박진혁과 '조선 엑스포'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는 박진혁이 북한 정부 또는 노동당을 대신해 컴퓨터 네트위크 시스템을 활용, 해외 타깃을 향해 사이버보안을 훼손하는 중대한 활동에 관여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이 글로벌 사이버 안보를 침해하고 제재를 위반해 불법으로 외화를 창출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사이버 공격과 그 밖의 범죄 및 불안정한 활동에 대한 책임을 북한에 지우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이들 간의 거래가 금지된다.

미 정부의 한 관리는 북미 간에는 정식 외교관계가 없다면서 박진혁 송환 등을 위한 북미 간에 정식 소통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의 사이버공격에 대한 제재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겠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2014년 11월 소니픽처스 해킹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이듬해 1월 북한 정부와 노동당을 직접 겨냥하며, 정찰총국을 제재대상으로 하는 고강도 대북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북한은 소니픽처스가 북한 지도자의 암살을 소재로 한 코미디 영화 '인터뷰'를 제작 배급하는데 대해 강력 반발한 바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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