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美 폼페이오 4차 방북 무산은 北 밀서 탓?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8 11:24

수정 2018.08.28 11:24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지난달 1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지난달 1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돌연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취소한 이유가 북한이 보낸 적대적인 밀서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가뜩이나 내부적으로 대북 전략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지금 방북으로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외교 칼럼리스트인 조시 로긴은 27일(현지시간)자 WP 기고란에 4차 방북 취소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2명의 고위 트럼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을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 24일 오전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 부터 밀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로긴에 의하면 폼페이오 장관은 밀서를 받은 직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주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 이유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중국과 무역 분쟁이 해결된 다음에 방북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로긴은 이 같은 판단에 김 부위원장의 밀서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밀서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상당히 적대적인 내용이었다고 추정했다. 북한과 미국은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를 통해 접촉을 이어왔으며 이번 밀서 또한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냈던 친서의 답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최근에 보낸 친서에서 북한에게 비핵화를 서두르고 현 상태에서 퇴보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현재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 협상에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로긴은 북한이 미국에 6·25전쟁 종전을 요구하고 있지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이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초에 4차 방북을 반대했던 볼턴 보좌관은 미국이 대면 회의에서 어떠한 양보를 할 경우 북한에게 약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는 입장이다.

익명의 관계자는 "대통령이 북한과의 외교가 끝났다고 인정하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북한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이 틀렸다고 인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약속을 이행하도록 압박을 강화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