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은행들, 무역전쟁으로 中에서 밀려날까 '노심초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20 16:00

수정 2018.08.20 16:00

중국 인민폐.AFP연합뉴스
중국 인민폐.AFP연합뉴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에 따라 중국 합작회사의 지분 확대를 노리고 있는 다국적 은행들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긴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계 은행들은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에 따른 보복 차원에서 미 은행들의 지분 인수를 방해할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중국에 진출한 미국 은행들이 현지 합작사 지분 매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및 유럽 은행들과 경쟁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과거 중국에 진출하는 외국기업의 단독 법인 설립을 금지하고 합작회사를 강요하면서 외국인 지분을 최대 49%로 제한, 외국 기업들의 경영권 확보를 공공연히 막아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시장개방 차원에서 지난 4월부터 증권과 선물, 펀드, 보험 분야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가 중국 내 합자 회사를 설립할 때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을 기존 49%(보험은 50%)에서 51%로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지난달 28일부터 발효됐다.


FT에 의하면 현재까지 당국에 지분 확대를 신청한 외국 은행들은 스위스의 UBS, 일본의 노무라, 미국의 JP모간이다. 아직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다른 미국 은행들도 중국에서 합작사를 운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중국 증권기업의 지분을 각각 33%를 보유하고 있으며 모간스탠리도 현지 합작사의 지분을 지난해 49%까지 높였다. 관계자에 의하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중국 내 합작사가 없지만 4년 내 중국 법인 설립을 준비중이다.

신문은 지난 7월 이후 본격적으로 불붙은 미·중간의 무역전쟁이 미 은행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금융그룹 소시에테제네랄의 프레데릭 우데아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양국 간의 긴장을 감안했을 때, 미 은행들이 중국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을 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반면 유럽 은행들은 미국이 중국 시장에서 밀려날수록 자신들의 경쟁력이 강해진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유럽 은행들도 안심할 수 없다.
현지 기업들이 난립하면서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UBS의 유진 첸 중국 지사장은 "중국에서 영업하는 증권사가 100곳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현지 업계가 약 5년 안에 인수와 합병을 거치면서 30~40곳의 대형 기업들로 재편된다면 외국 기업들도 시장에서 경쟁하기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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