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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만 잘해도 ‘돈’ 된다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19 17:42

수정 2018.08.19 18:58

활성화되는 건강증진형 금융상품..걸으면 올라간다
KEB하나은행 도전 365적금, 11개월간 350만보 달성땐 연 2.35% 금리 추가 적용
걸으면 내려간다..생보사 2곳, 손보사 2곳 운동·식단 관리 성공땐 최대 10%까지 보험료 할인
‘건강 관리’만 잘해도 ‘돈’ 된다


건강을 잘 관리하면 예적금 금리를 더 얹어주거나 보험료를 깎아주는 '건강증진형 금융상품'이 활성화되고 있다.

가입자의 건강관리 상태는 걷기, 달리기 등 운동량이나 식사와 혈당, 체력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점검받는다. 건강증진형 예적금 상품의 경우 매일 자신의 걸음수를 보면서 향후 받을 금리를 예측할 수 있고 보험상품의 경우 가입자가 보험료 할인으로 돌려받는 것이 특징이다.

많이 걸을수록 우대 금리를 주는 건강증진형 이색상품이 흥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KEB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출시한 '도전 365적금'이 출시 3주만에 2만 7200좌가 판매됐다. 하루 평균 1300좌가 팔린 셈이다.


도전 365적금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오직 입소문과 상품 자체의 특징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다"면서 "소비자들이 보기 쉬운 약관을 도입한 것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합쳐진게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상품은 온라인으로 적금 가입 후 11개월 동안 걸음 수 350만보 달성 시 최고 연 3.65%금리를 제공한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입하면 0.1% 우대금리를 추가 적용하여 최고 연 3.7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는 1.3%로 누적 걸음 수에 따라 200만보 이상~ 300만보 미만시 연 1.0%, 300만보 이상 350만보 미만시 연 2.0%, 350만보 이상시 연 2.35%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매월 20만원까지 납입 가능한 자유적립식 적금으로 만기는 1년이다.

걸음 수는 안드로이드 폰의 경우 삼성헬스 앱을, 아이폰의 경우 건강 앱을 이용하여 측정하며 누적걸음수는 하나멤버스 앱에서 매일매일 확인할 수 있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끈 배경에는 최근 확산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열풍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매일 자신의 걸음수를 확인하면서 금리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운동과 건강관리, 금융 혜택에 관심이 많은 현대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금융상품"이라며 "고객은 건강관리와 함께 동시에 경제적인 혜택을 누리고, 걸음수가 누적되는 것을 하나멤버스 앱에서 매일 확인하면서 재미와 성취감을 동시에 느끼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이번 적금 출시를 기념해 금융권 최초의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하나멤버스 앱에서 오는 31일까지 가입하는 고객 모두에게 스마트기기 할인쿠폰을 제공하며 추첨을 통해 블루투스 이어폰, 하나머니를 증정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많이 걸으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으로 대표되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현재 16개 보험회사가 추가로 올해 안으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인데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도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위원회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4월이후 생명보험사 2개사와 손해보험사 2개사 등 총 4개 보험사가 가입자의 건강관리노력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을 판매중이다.

암보험이나 CI(치명적질환)종신보험, 당뇨보험에 운동 등 건강관리 기능이 부가된 것이 주된 상품인 보험업계의 건강증진형 상품은 올해 4월과 5월 두 달동안에만 6만여건이 넘게 판매된 바 있다. 이같은 판매추세는 최근 다소 열기가 줄어들었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판매 추세가 상대적으로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 업계에서 판매중인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은 대부분 걷기나 달리기 등 운동량을 측정하고 있다"면서 "식사나 혈당체크나 체력인증 등급 등이 추가된 상품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측정 방식은 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하되 스마트워치나 웨어러블 기기와도 연동되고 있다.

실제로 한 생명보험사의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의 경우 암보험 가입자가 걷기 등의 칼로리 소모 등의 일일 목표를 달성하면 50~100포인트를 부여하고 최초 1년간 1만 포인트 달성·보유한 경우 14회차 보험료부터 보험료를 10% 할인해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2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 판매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이후 소비자 혜택이 확대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의 건장증진형 보험상품은 걷기 등 건강검진 등 달성시 보험료의 1%내외로 연간 총 3만원 이내에서 보험료 할인을 제공했다"면서 "가이드라인 이후 출시된 신 상품 중에는 보험료를 10%할인하거나 최대 50만원까지 환급하는 상품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민 개개인이 체계적인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기정 보험연구원장은 "건강증진형 보험 상품 활성화는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며 의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높은 규제 장벽과 법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건강증진형 상품과 서비스가 활발하게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홍창기 기자
건강증진형 금융상품은 계약자의 건강관리 노력에 따라 금리우대 혹은 보험료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말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건강증진형 보험상품 개발, 판매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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