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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 2차 북미회담 탄력받나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3 14:43

수정 2018.08.03 14:43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North Korea's leader Kim Jong Un walk together before their working lunch during their summit at the Capella Hotel on the resort island of Sentosa, Singapore, June 12, 2018.로이터연합뉴스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North Korea's leader Kim Jong Un walk together before their working lunch during their summit at the Capella Hotel on the resort island of Sentosa, Singapore, June 12, 2018.로이터연합뉴스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됐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역시 곧 북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는 이번이 세 번째다. 1·2차 친서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이번 3차 친서가 2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답장을 썼다고 밝히면서 "곧 (북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간 친서 교환은 처음이 아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로는 세번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을 예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하얀 봉투에 담긴 친서를 들고 웃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12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친서를 트위터에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과 관련, 평양 방문 당시 북측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북측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다.

이번에 전달된 3차 친서는 55구의 한국전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양측간 신뢰를 다지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유해송환과 관련, 김 위원장에게 거듭 사의를 표명해왔다.

그는 전날 하와이의 진주만-히캄 공군기지에서 미군유해 봉환식이 끝난 직후 트위터에 "훌륭하고도 사랑하는 전사자 유해를 고향으로 보내는 과정을 시작하는 약속을 지켜준 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봉환식에 참석해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킨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친서 외교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 내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최근 북한이 핵시설 은폐를 시도한다거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를 진행 중이라는 미 정보당국발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이 지난 2008년과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2005년 북한 핵문제 해결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 합의 이후 2008년 6월 27일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영변 원자로의 냉각탑을 폭파했다. 그러나 북핵 검증방법을 둘러싸고 한미와 북한이 충돌하면서 9·19 공동성명이 사문화됐고 이후 장거리 로켓 '은하 3호' 발사와 핵실험 등이 이어졌다.

양측이 비핵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어 실무협상에 이렇다할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미군유해 송환을 계기로 북미정상회담 합의이행과 상호 신뢰의 의미를 부각하면서 협상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이번 친서 외교를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여부와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 트위터에서 "당신의 '좋은 서한'에 감사한다"면서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해 2차 정상회담 물밑 작업이 본격화함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백악관도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류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재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확정된 게 없다"면서 "분명히 관련 논의에 열려 있지만, 계획된 회담은 없다"고 밝혔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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