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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운명 이번 주 결론... 국방부 직할본부 축소 될까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8.01 15:56

수정 2018.08.01 15:56

▲헌병이 지키고 있는 과천 국군기무사령부 정문의 모습.연합뉴스
▲헌병이 지키고 있는 과천 국군기무사령부 정문의 모습.연합뉴스
석 달에 걸쳐 논의가 이어진 국군기무사사령부 개혁안이 이번 주 드디어 윤곽이 드러난다. 국방부는 지난 5월 말 기무사 개혁위원회 태스크 포스(TF·위원장 장영달)을 가동해 기무사의 ‘정치개입’, ‘민간사찰’, ‘특권의식’ 등 3대 사안의 제도적 근절을 위한 기무사령부령 개정이나 기무사법 제정, 기무사 명칭 변경 등에 대해 논의해왔다. 다만 최근 기무사 계엄령 문건 논란이 커지면서 독립된 기관 유지 보다는 국방부 산하의 기구로 축소하는 방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기무개혁위가 송 장관에게 개혁안을 8월 2일에 보고하느냐'는 질문에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가능하면 빨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자들의 질의에 최 대변인은 에둘러 말했지만 국방부 내에선 기무사 개혁안이 곧 보고 될 거라는 걸 어렵지 않게 감지할 수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기무사 개혁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며 개혁안 보고를 서두를 것을 시사했고, 송 장관은 방위산업추진위원회마저 연기하며 이번 주 내내 내부 집무에만 몰두하고 있단 점이다.
그리고 기무사 특별수사단의 수사도 반환점을 돌면서 더 이상 기무사 개혁안을 미를 이유가 없어졌다.

현재 기무사 개혁위에선 기무사를 어떤 형태로 존치할지 막판 고심이다. 이 중에서 기무사를 방위사업청과 같은 외청으로 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국방부 내 본부로 축소시키는 방안이 유력하다. 개혁위 한 관계자는 "기무사 출신 위원들은 대체로 외청 독립을 원하는 반면 비기무사 출신 위원들은 기무사를 국방부가 직할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다만 개혁위에 참가 중인 위원이 비기무사 출신이 더 많아 국방부 본부 조직인 '국방부 보안·방첩본부'로 기울어진 분위기다.

기무사의 수장을 민간인으로 대체될지도 주목된다. 장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선진 각국에 가면 모든 국방 계통은 문민통제의 원칙하에 진행하고 있다"면서 "개혁을 과감하게 해내고 수장을 민간인이 못 맡을 이유는 없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조직 규모는 '국방개혁 2.0'의 기조에 따라 기무사의 장성 수 9명도 줄어들 전망이다. 인력은 현재 4200명 수준의 기무사 인력에서 1000여 명 정도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감축될 인원은 기무사 '600 단위 부대'가 거론된다. ‘600 단위(지휘관 대령) 기무부대’는 전국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되어 있고, 근무자만 1000명이 넘는다. 이들 부대는 각 지역 군부대 내에 설치된 기무부대에 대한 지휘·감독과 군 지휘관 등에 대한 임명 전 신원조회, 탈북자 합동심문 참여 등을 맡고 있다.
더불어 기존 국군기무사령부령을 폐기하고 정치개입과 민간사찰을 엄격히 금하는 조항을 담은 새 사령부령 입법안도 개혁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 내부에서는 송 장관과 개혁위의 의지와는 별개로 청와대의 기무사 활용 의지가 결국 최종 기무 개혁의 수준을 결정할 거란 관측이다.


군 당국 한 관계자는 "기무사 조직은 스펀지와 같다"라면서 "지금은 국방부가 손에 쥐고 물을 쭉 짜듯이 개혁하려 하지만, 이번에 제대로 하지 못하면 다시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점점 조직 규모를 키울 것"라고 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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