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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신세계 계열사 지분 늘렸다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1 17:16

수정 2018.07.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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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정용진 등 오너일가, 이마트에 보유 지분 양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피하고 향후 지배력 강화 노린 듯
이마트, 신세계 계열사 지분 늘렸다


신세계그룹 오너일가가 3곳의 비주력 계열사 보유지분 전량을 이마트에 양도했다.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계열분리 또는 지주회사 전환 등 향후 지배구조 재편을 염두에 둔 주력 계열사의 지배력 강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0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으로부터 신세계건설 주식 37만9478주, 신세계푸드 주식 2만9938주를 각각 132억4400만원, 45억6600만원에 취득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I&C 주식 7만4170주와 신세계건설 주식 3만1986주를 각각 100억1300만원, 11억1300만원에 양수했다.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한 신세계I&C 주식 4만주 역시 54억원에 사들였다. 이마트가 오너일가로부터 매수한 주식 총액은 343억3600만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 부회장, 정 명예회장은 신세계I&C, 신세계건설, 신세계푸드의 주식을 한 주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 반대로 이마트는 이들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됐다. 신세계I&C에 대한 이마트의 지분율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30.49%에서 35.65%로, 신세계건설은 32.41%에서 42.70%로, 신세계푸드는 46.10%에서 46.87%로 각각 높아졌다.

이는 정부의 대기업 그룹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기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일감몰아주기' 근절 차원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가 보유한 비주력 계열사 지분의 자발적 매각을 주문한 바 있다. 대표적 사례로 시스템통합(SI), 부동산, 물류, 광고 등을 지목했다. 신세계I&C는 신세계그룹의 SI업체다.

신세계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와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로 지배구조가 양분됐다. 2016년 정 총괄사장과 정 부회장은 주식 맞교환을 통해 신세계, 이마트 지분을 각각 9.83%씩 보유하면서 분리경영 체제가 확고해졌다. 이명희 회장은 두 곳의 지분을 각각 18.22% 보유한 최대주주다.


계열사 3곳의 오너일가 지분을 모두 이마트에 양도해 주력 계열사인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향후 남매 간에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보면 신세계와 이마트가 사업영역별로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여러 가능성이 열린 만큼 계열분리보다는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에 집중하겠다는 수준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이번 거래에 대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계열사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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