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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서 죄어오는 중국의 배터리산업 견제.. 상처만 남긴 ‘韓 배터리 보조금’ 희망고문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1 17:13

수정 2018.07.11 17:13

한국산 배터리 탑재 전기차, 보조금 대상 제외 지속되다 화해 무드 조성되며 낙관론
기대 높았던 SK이노베이션, 결국 보조금 대상에선 빠져.. 그새 中 업체는 세계 1위로
안팎서 죄어오는 중국의 배터리산업 견제.. 상처만 남긴 ‘韓 배터리 보조금’ 희망고문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대상에서 또 다시 제외했다. 당초 중국의 제재 조치가 풀릴 것이란 낙관론이 퍼졌지만 한국 배터리 적용 차량이 목록에서 배제됨에 따라 향후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부는 지난 10일 올해 일곱 번째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대상 목록을 공개했다. 모두 340여개의 차량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 선정됐지만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기업의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이번 심사엔 보조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배터리 업계에선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가능성이 제기됐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장착한 벤츠 차량이 보조금 지급 선정 직전 단계인 형식 승인을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5월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우수품질기업명단(화이트리스트)에 국내 배터리 3사를 모두 포함시키면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화이트리스에 포함된다고 보조금 대상에 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 측에서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과 제품 품질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다.

이번 달에도 한국 배터리를 장착한 친환경차들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제재 조치가 1년 반 가량 이어지게 됐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제재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과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중론이다. 업계에선 CATL, 비야디(BYD) 등의 자국 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제공해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한국 배터리의 보조금 제외 조치이후 중국 기업들은 덩치를 급격히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의하면 지난 5월까지 올해 출하된 전기차 탑재 배터리를 집계한 결과, 중국의 CATL이 4311MWh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세계 1위를 차지했던 일본의 파나소닉(4302MWh)을 처음으로 제친 것이다.
3위도 중국업체인 BYD(2424MWh)가 차지한 반면 LG화학(2126MWh)과 삼성SDI(1091MWh)는 각각 4위와 6위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기업 성장에 더욱 치중할 경우 보조금 제도가 완전히 폐지되는 오는 2020년까지 한국 배터리 배제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중국에서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지만 보조금 지급 대상 선정 단계까지 풀릴 수 있을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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