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美 금리 인상에도… 외국인, 원화 채권 매수 꾸준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7:25

수정 2018.06.20 17:25

국내 주식 매도세와 대조
향후 자본차익 투자 늘 듯
미국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들이 원화 채권을 꾸준히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주식에 대해 매도세를 취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국내 채권가격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향후 채권 자본차익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액은 4조6712억원으로 집계됐다.

5월 한 달간 외국인의 채권 매수액이 5조85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에는 전월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튿날인 14일에도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479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미중 간의 무역갈등은 국내 채권금리 상승(채권가격 하락)을 누르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을 포함해 현재 국내 경제를 둘러싼 여건들이 채권금리 하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대중 통상압력 강화는 궁극적으로 중국의 대미수출을 감소시키고, 한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미국의 수입자동차 관세부과 가능성, 제조업 둔화에 기인한 고용부진 장기화 등은 하반기 국내경기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4분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고 해도 경기개선을 수반하지 않는 금리인상은 단발성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채권 매수의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특히 4개월 연속으로 이어진 취업자 수 감소, 근로시간 단축법안과 최저임금 상승 등 국내 경기지표와 정책들은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하는 데 부담을 주는 요인들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짙어지면서 국내 채권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국고 3년물과 10년물의 상단은 각각 2.25%, 2.75% 수준을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가계부채 등이 상당하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경제를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타이밍을 조율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인상 시기가 상당히 미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시장 상황을 반영하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성명을 내며 미중 무역전쟁이 가시화한 18일에는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가 600억원대로 줄었지만 19일 1600억원대로 다시 증가했다. 국고채 3년물은 14일 2.227%에서 19일 2.164%로 하락(채권가격 상승)했다.
10년물도 2.502%에서 2.417%로 내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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