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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좌장 서청원 탈당… 비박 ‘쇄신 운전대’ 잡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6.20 17:22

수정 2018.06.20 17:22

한국당 인적쇄신 단초 마련
‘김성태 쇄신안’에 힘 실려
친박근혜계 좌장이던 8선의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은 20일 6·13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탈당키로 했다. 사진은 서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친박근혜계 좌장이던 8선의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은 20일 6·13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탈당키로 했다. 사진은 서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친박근혜계 좌장이던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0일 탈당선언을 하면서 지방선거 참패 이후 계파간 대립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갑작스런 쇄신안 발표 이후 날선 계파간 대립이 가시화됐고 비박계 중진 김무성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나오고 일부 친박계 출신 초선의원들의 불출마 의사에 서 의원도 어쩔 수 없이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탄핵 정국 당시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대선 이후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의 압박에도 탈당하지 않았던 서 의원은 6.13 지방선거 참패에선 결국 "보수의 가치를 못지켜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탈당을 선택했다.

8선의 중진인 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패배 이후 벌써 2년여간 고민해왔고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오랫동안 몸을 담고 마음을 다했던 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 서 의원은 "당은 해체 위기에 몰렸지만 무기력하게 폐허에서 울고만 있을 수 없다"며 "보수정당도 다시 살려내야 한다. 그 역할을 다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번에야 말로 건강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의원은 "결국 '친이', '친박'의 분쟁이 두분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지 않았나"라며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끝없이 반복되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고 일갈했다.

서 의원의 탈당에 김성태 권한대행은 기자들에게 "한국당이 처절한 진정성으로 이렇게 쇄신하고 변화하기 위해 기존의 오랜 관성과 타성을 벗어던지고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우리 당의 원로, 특히 보수정당 대선배님들이 결심해 주신 부분이 한국당이 건강한 정당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의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친박계 좌장이던 서청원 의원의 탈당에 한국당 인적쇄신의 단초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무성계 vs. 친박 정우택 의원·이완구 전 총리' 구도가 제시되는 등 친박 대 비박 구도가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21일 의원총회에서 인적쇄신을 비롯해 김성태 권한대행의 쇄신안에 대한 의견 입장 정리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무성계인 박성중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성태 권한대행의 쇄신안에 대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일단 우리 국회의원들이 좀 도와드리면 통과되는 것"이라며 "여러 문제가 있으면 좀 그렇겠지만 제가 보기엔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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