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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경영시계는] ‘구광모 LG’ 본격화… 지분상속·지배구조 안정 최대 과제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0 17:47

수정 2018.05.20 20:54

1945~2018 구본무 회장이 걸어온 ‘LG웨이’
‘4세 경영’ 남은 숙제는
승계작업 후 지분 6.24%.. 상속세 1조원 재원마련 관심.. 물납·연부연납 활용할 듯
전문경영인 체제 실적 좋아 시스템 당분간 변화없을 것
부진사업 개편단행 가능성도
지난 2012년 4월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의 미수연(88세)에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한 모습. 이날 구본무 LG그룹 회장(앞줄 왼쪽 첫번째)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둘째줄 왼쪽 두번째), 구광모 LG전자 상무(둘째줄 왼쪽 세번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둘째줄 왼쪽 네번째),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둘째줄 왼쪽 여섯번째) 등이 축하떡을 자르는 구 명예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12년 4월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번째)의 미수연(88세)에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한 모습. 이날 구본무 LG그룹 회장(앞줄 왼쪽 첫번째)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둘째줄 왼쪽 두번째), 구광모 LG전자 상무(둘째줄 왼쪽 세번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둘째줄 왼쪽 네번째),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둘째줄 왼쪽 여섯번째) 등이 축하떡을 자르는 구 명예회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LG그룹이 구광모 LG전자 상무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인 가운데 구본무 회장이 가지고 있던 지주회사 지분 상속이 가장 큰 숙제로 꼽힌다. 재계에선 지분승계 과정에서 구 상무가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1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 총수의 세대교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정적 경영에 일정 기간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상속, 지배구조 안정 박차

20일 재계와 LG그룹 등에 따르면 ㈜LG의 최대주주는 지분 11.28%를 가지고 있는 구본무 회장이다.
2대 주주는 구본준 부회장으로, 지분율은 7.72%다. 구 상무는 현재 3대 주주다. 구 상무는 지난 2003년엔 지주회사 지분 0.14%를 확보하는 데 그쳤지만 후계자로서 승계작업이 시작된 이후 점차 지분을 늘려 현재 지분 6.24%를 가지고 있다.

LG그룹은 지난 2003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지주회사인 ㈜LG의 최대주주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구 상무가 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상속받을 경우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실질적 그룹 경영권을 갖게 된다.

문제는 1조원 규모에 이를 상속세 조달 방법이다. 향후 주가 흐름이나 실제 승계될 지분 규모 등의 변수도 존재한다.

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고인이 사망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치 주가의 평균 금액을 기준으로 삼는다. 이에 향후 2개월간의 ㈜LG 주가 흐름에 따라 상속세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상속세 계산 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할증이 붙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속세 계산의 기준 주가를 9만6000원으로 잡을 경우 구 상무의 예상 상속세는 9000억원을 넘는다.

구 상무가 그룹 총수로서 안정적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선 구 회장 지분을 승계해야 하지만 천문학적인 상속세 규모에 따라 재원 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금마련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인 물납이나 연부연납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납은 상속세를 현금 대신 부동산이나 비상장주식 등으로 납부하는 것이고, 연부연납은 상속세를 몇 년에 걸쳐 나눠서 납부하는 방법이다.

[LG, 경영시계는] ‘구광모 LG’ 본격화… 지분상속·지배구조 안정 최대 과제

[LG, 경영시계는] ‘구광모 LG’ 본격화… 지분상속·지배구조 안정 최대 과제

[LG, 경영시계는] ‘구광모 LG’ 본격화… 지분상속·지배구조 안정 최대 과제

■총수 세대교체… 안정적 경영 방점

LG그룹은 단기적으론 총수 세대교체에 따른 안정적 경영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룹의 경영권이 차기 총수에게 넘어가는 과정에서 충격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서다.

다만 LG그룹이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총수 변화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재계 안팎의 대체적 분석이다. LG그룹이 주요 계열사에 전문경영인을 두고 책임을 부여한 경영방식도 안정적 그룹 경영시스템을 갖추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주요계열사들은 최근 수년간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 총수가 바뀌더라도 전문경영인 체제에 변함이 없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적어도 구광모 체제가 지분 확보 등의 숙제를 완료하기 전까지 경영시스템 변화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부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사업부문이나 계열사에 대해선 새로운 총수 체제에서 과감한 변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전자에서 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부문이나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구 상무가 그룹 경영을 맡으면서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사업개편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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