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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경영시계는] 구본준 LG 부회장 거취는.. ‘장자 승계’ 전통 따라 분가할 듯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20 17:46

수정 2018.05.20 17:46

계열분리 통해 독립 유력.. 상사·디스플레이 언급되기도
[LG, 경영시계는] 구본준 LG 부회장 거취는.. ‘장자 승계’ 전통 따라 분가할 듯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LG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으로 정리됨에 따라 구본준 LG 부회장(사진)은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계를 통해 LG가(家) 장자가 그룹 경영권을 쥐게 되면 다른 형제들은 경영에서 손을 떼고 퇴진하는 LG그룹 오너가의 전통이 지켜질 것으로 예상돼서다. 구본준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동생으로, 네 형제 중 셋째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구본준 부회장은 현재 LG그룹 지주사인 ㈜LG의 2대 주주로, 지분 7.72%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 구 부회장이 지주사 지분을 팔아 자금을 확보한 뒤 일부 계열사나 사업부문을 분리해 독립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일각에선 LG상사와 판토스 등 상사부문이나 디스플레이사업 등이 언급된다.
다만 구체적인 계열사 정리작업은 완료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LG 오너가는 형제들이 그룹에서 독립해 별도 영역을 개척하는 전통에 충실했다. 예컨대 LS그룹이나 LIG그룹 등이 '장자 승계, 형제 퇴진'의 전통에 의해 탄생했다.

구인회 LG 창업주의 동생인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손들은 지난 1999년 LG화재를 만들어 그룹에서 독립시킨 뒤 LIG그룹을 만들었다. 또 여섯 형제 중 넷째인 구태회, 다섯째 구평회, 막내인 구두회 형제는 지난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LG그룹에 속했던 LG전선, LG산전, LG니꼬동제련 등이 현재는 LS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구본무 회장이 부친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던 지난 1995년에도 계열분리 작업이 진행됐다. LG반도체를 이끌던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유통사업을 담당하던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이 그룹 계열사 경영에서 물러났다. 구본무 회장의 네형제 중 둘째인 구본능 회장과 넷째인 구본식 부회장도 액정표시장치(LCD) 모듈 등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희성그룹을 설립해 LG그룹에서 나왔다.


구 부회장의 거취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LG그룹이 구광모 상무 체제 전환에 가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 조만간 관련된 논의가 매듭지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구본무 회장이 와병 중 총수 대행 역할을 해온 구 부회장의 역할이 당장 바뀌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부회장의 계열분리 독립 작업과 구 상무 체제 확립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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