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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핵합의 결정 8일 발표할 것" 이란은 '버티기'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5.08 11:00

수정 2018.05.08 11:00


7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테헤란 북부 타즈리시 시장의 시민들.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오전 이란 테헤란 북부 타즈리시 시장의 시민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관련 결정을 8일(현지시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일 오후 2시(한국시간 9일 오전 3시) 백악관에서 이란 핵합의에 대한 내 결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 핵합의를 성사시킨 당사자인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을 겨냥해 "미국은 매우 형편없이 협상한 이란 핵합의에 대한, 존 케리의 불법 가능성이 있는 비공식 외교가 필요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케리 전 국무장관은 현재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고자 민간 외교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맨 처음 이러한 난장판을 벌여놓은 사람"이라며 이란 핵합의를 '난장판'이라고까지 언급했다.

이란 핵합의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이란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6개국은 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합의는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과 무기급 플루토늄을 15년간 생산하지 않고, 농축 우라늄을 10t에서 300㎏으로 축소하며, 1만9000개인 원심분리기를 10년간 6104개로 유지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 합의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내용이 없고, 10~15년의 일몰 기간이 끝나면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파기를 공언해 왔다. 그는 또한 "이란이 수차례 협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텍사스주에서 열린 미 총기협회(NRA) 연례회의 연설에서 이란 핵 합의를 "끔찍한 합의"라고 비판했고, 다음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는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보장하는 데 전념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반면 유럽 정상들은 협정을 유지하면서 일부 내용을 개정하는 절충안 마련을 시도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달 말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잔류를 설득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6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하면)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이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독단적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이 협정을 탈퇴하더라도 나머지 서명국들과 핵합의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7일 이란 북동부 마슈하드에서 연설을 통해 "JCPOA에 대한 우리의 기대가 미국 없이도 충족될 수 있다면 그건 훨씬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는 "미국이 또다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며 "미국이 이탈한다면 역사에 남을 후회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핵합의 파기 여부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다, 국제유가 흐름과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 등 만만찮은 경제적 파장도 불러올 것으로 보여 최종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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