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 해외 대기획 3탄]

주택 등 복지지출 급증…세금 못줄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6 17:06 수정 : 2018.04.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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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퓰리즘의 비극 중남미를 가다]브라질 - <2>기업하기 힘든 나라
진퇴양난에 빠진 브라질 경제

브라질 상파울루 빈민가 '헬리오폴리스'의 지난 3월 8일 모습.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쓰러질듯한 주택(왼쪽)과 정부가 지어준 아파트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남건우 기자



【 상파울루(브라질)=남건우 이태희 기자】 브라질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높은 세금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세금을 줄이자니 벌여 놓은 사회지출이 문제다. 복지정책을 축소하면 떨어져나가는 표심도 정치인들에게는 부담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브라질 사회지출은 정부 재정의 30% 초반대를 차지한다.
중남미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금 지원, 무상 교육 등 복지정책을 펼친 결과다. 그중에서도 저소득층에 주택을 지어주는 '미냐 카사, 미냐 비다(나의 집, 나의 삶)'는 정부 재정을 갉아먹었다.

브라질 빈민가 '파벨라' 근처에는 여지없이 정부가 지은 주택이 들어서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최대 파벨라 '헬리오폴리스' 역시 마찬가지다. 파이낸셜뉴스가 지난 3월 8일 찾은 헬리오폴리스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한쪽은 쓰러질 듯한 집들이 도색마저 벗겨진 채 다닥다닥 붙어 있지만 반대편에는 말끔한 아파트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2009년 시작한 주택건설정책은 후임자인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이어받았다. 지난해까지 490만채가 지어졌고 올해 총 678만채로 늘어날 예정이다.

글라우코 페레스 상파울루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미냐 카사, 미냐 비다 정책은 주택 건설뿐만 아니라 주택 마련을 위한 대출도 지원한다"며 "정부가 이 정책을 시행하며 복지지출을 크게 늘렸다"고 말했다. 지난 2003년 룰라 전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좌파 집권기는 호세프 전 대통령이 2016년 탄핵당하기 전까지 13년 동안 이어졌다.

페레스 교수는 "당시 정부가 사회복지에 많은 비용을 썼다"며 "또 호세프 정부 때는 무분별한 산업지원금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경제에 너무 개입한 것도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페레스 교수는 "기본적으로 높은 세금과 정부 개입을 견뎌내야 하는 게 브라질 기업들이 처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페레스 교수는 세금을 낮추려면 공공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복지혜택을 공약으로 삼는 브라질 정치 풍토가 쉽게 바뀌진 않을 거라 내다봤다. 그는 "좌파 정권은 브라질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으로 표를 끌어모았다"며 "이미 깊이 뿌리내린 이 같은 정책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쉽게 거둘 순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페레스 교수는 복지정책을 반대하는 세력은 오는 10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거라 못박았다.

그는 "현 정부가 복지지출을 줄일 수 있었던 것도 지지율이 낮아 재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중도 우파 성향의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은 집권하자마자 향후 20년 동안 정부 예산지출을 동결하는 긴축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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