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yes+ Health]근감소증은 건강 악화 신호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4.12 16:56

수정 2018.04.12 16:56

근육량 감소는 30대부터 시작해 60세 이상에서 30%, 80세 이상 50%가 소실
단백질 섭취 늘리는 게 중요… 쉽게 할 수 있는 근력운동이나 계단 오르기 도움
[yes+ Health]근감소증은 건강 악화 신호

[yes+ Health]근감소증은 건강 악화 신호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중요해진다. 하지만 그동안 근감소증이 질환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근육이 줄고 근력도 떨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12일 "근감소증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요양병원으로 입원하거나 사망할 확률이 남자에서 5.2배, 여성에서 2.2배 증가했다"며 "노인의 근육 감소는 건강악화와 사망의 직접적인 신호일 수 있으므로 평소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해 예방하고 근감소증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근감소증, 노년 건강에 큰 영향

근감소증은 만성질환, 영양부족, 운동량 감소 등으로 인해 근육의 양과 근력 및 근기능이 감소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보행속도가 느려지고 골밀도 감소 및 낙상, 골절 등의 증상을 보인다.


근감소증은 체성분 분석 검사로 근육량을 확인한 후 악력이나 보행속도를 측정하는 간단한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인이 되면 당연히 근육이 줄고 근력도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근감소증을 정식 질병으로 등재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근감소증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은주 교수는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7년 8월까지 평창군 65세 이상 노인 1343명(남자 602명, 여자 741명)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추적관찰해 근감소증의 기준을 마련했다. 근육량을 키로 보정해 남자노인 6.4㎏/㎡, 여자노인은 5.2㎏/㎡ 이하면 근감소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근육량, 30대부터 10년마다 8%씩 감소

하지만 근육량의 감소는 30대부터 점진적으로 시작된다. 40대에서 70대까지 10년마다 8%씩 줄어든다. 그 이후엔 10년마다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 근감소증은 주로 팔, 다리 등 사지에 분포한 골격근의 감소를 말한다.

근감소는 60세 이상에서 약 30%, 80세 이상의 약 50%가 소실된다고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근육은 뼈나 관절로 이뤄진 우리 몸의 골격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근육이 빠지면 뼈대를 지지해주는 축이 무너져 뼈나 관절에 큰 무리가 간다. 근육량이 감소할수록 척추디스크와 관절염에 더욱 취약해지는 것이다.

근감소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단백질 섭취 비율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 적절한 단백질 섭취는 근육 감소를 줄여준다. 또 세포 생성과 물질 대사에 필요한 기초대사량을 늘려준다. 특히 웨이트트레이닝과 같은 적절한 근력운동은 근육 감소에 필수적이다. 걷기, 조깅과 같은 유산소운동도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유산소운동은 심혈관질환 예방뿐만 아니라 근육 내의 지방을 감소시켜 근육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다. 근력운동이 부담스럽다면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유산소운동인 수영, 아쿠아로빅, 실내자전거타기 등은 근감소증 예방에 효과적이다.

■시간 없다면 '계단 오르기'로 근력 키워야

근육 감소는 30대부터 시작되므로 노년의 건강을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근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근력을 키우면 우리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동작을 더 쉽게 만들고 노년 낙상 및 당뇨병와 같은 대사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근력운동으로는 △벽 짚고 팔굽혀펴기 △스쿼팅 운동(대퇴근육 강화운동) 등이 있다.

벽 짚고 팔굽혀펴기는 벽에서 30㎝ 정도 떨어져 선 자세에서 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손을 어깨 높이에서 어깨너비로 짚고 코가 벽에 닿을 듯 말듯한 자세까지 천천히 내려갔다 올라온다. 만약 통증이 있으면 좀 더 벽 쪽으로 다가가고 손 간격을 좁혀 하도록 한다.

스쿼팅 운동은 선 자세에서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를 천천히 한다. 이때 무릎을 너무 많이 구부리면 무릎관절에 무리가 가므로 90도 이상은 구부리지 않도록 한다. 10번 정도 반복해도 힘들지 않다면 한쪽 다리를 들고 반대쪽 다리로만 한다. 이때 넘어지지 않도록 책상이나 의자를 짚어도 된다.

만약 따로 시간 내서 운동하기 힘들다면 평소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를 한다. 계단 오르기는 유산소운동과 하지 근력운동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
5분이면 아파트 계단을 기준으로 15~20층 정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 익숙해지면 점차 층수를 늘려서 하루에 60층 이상 오르면 좋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무릎에 무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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