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민주노총 "페미니스트 사상 검증·전향 강요 중단해야"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7 16:28

수정 2018.03.27 16:28

민주노총 "페미니스트 사상 검증·전향 강요 중단해야"

민주노총은 IMC게임즈가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원화가를 두고 ‘메갈 트위터로 의심된다’는 게임 유저들의 항의에 회사 대표가 직접 당사자와 면담한 내용을 게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트리 오브 세이비어'는 넥슨이 서비스하고 IMC게임즈가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노조는 27일 성명을 통해 “촛불 광장을 경험한 지금 시기에 여성을 ‘반사회적인 사상’에 물든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해고까지 불사하겠다는 여성혐오를 그대로 드러낸 이 게시글은 여성들에게 크나큰 충격과 공포를 주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전날 IMC게임즈 김학규 대표는 원화가 A씨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으로 여성인권단체인 한국여성민우회 계정 등을 팔로우한 사실 등을 문제 삼으며 “사회적 분열과 증오를 야기하는 반사회적인 혐오 논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지와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당 원화가와 면담을 진행했다”고 설명해 논란이 됐다.

노조는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여성을 고용시장에서 쫒아 내거나 쫒아내려는 시도는 처음도 아니고 이젠 익숙하기까지 하다. 2016년 게임회사 넥슨에서는 ‘메갈리아 성우’라는 낙인으로 여성노동자를 해고해 거센 비난과 반발을 산 바 있다”며 “작년 민주노총 조합원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여성은 학교에 페미니즘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여성혐오주의자들에게 혹독한 탄압을 받고 있으며 아직도 학교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감동 받았다는 이유로 여성 아이돌 아이린은 사상검증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성혐오주의자들과 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들의 신념과 사상을 고용을 빌미로 검증하고 페미니스트가 아님을 밝히라는 사상 전향까지 강요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인권탄압을 정당화 했던 빨갱이 사냥과 같은 폭력적 사상 검증이 똑같은 행태로 여성들을 옥죄고 있다”면서 “여성들은 고용시장에서 자행되는 수많은 성차별 등 견고한 가부장제 사회에 맞서 더 큰 싸움을 할 것이다.
IMC 게임즈는 지금 당장 여성노동자에 대한 사상검증과 전향 강요를 중단하고 성평등한 일터를 만들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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