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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컬링로봇, 사람과 대결… 고난도 기술 구사

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8 17:35

수정 2018.03.08 17:35

컬링 로봇 '컬리' 시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경기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 '인공지능(AI)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를 개최했다. AI 컬링로봇 '컬리'가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경기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 '인공지능(AI)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를 개최했다. AI 컬링로봇 '컬리'가 춘천기계공업고등학교 학생들과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천(경기)=서영준 기자】 인공지능(AI) 컬링로봇 컬리가 긴 목을 빼고 머리에 부착된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 이내 목을 접은 컬리의 투구로봇이 출발해 스톤을 놓자 스톤이 빙판 위를 미끌어져 간다.
상대팀 스톤을 테이크아웃(스톤으로 상대 스톤을 쳐내는 기술)하자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터졌다. 다들 컬리가 투구한 스톤이 앞에 놓인 가드를 살짝 피해 하우스 중앙에 위치한 상대편 스톤만 쳐낼거라 생각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생각보다 AI 컬링로봇의 실력이 좋았다는 평가다. AI 컬링로봇과 고등학생 선수팀의 대결에서 고등학생 선수들이 3대 0으로 승리했지만 경기를 치른 한 선수는 "로봇의 컬링 실력이 생각보다 좋았다"며 "다양한 기술을 구사해 당황스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 AI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를 개최했다. 시연회에는 AI 컬링로봇 컬리와 강원도 춘천기계공고 선수가 컬링 규칙에 따라 2엔드 경기를 진행했다.

이날 경기를 치른 컬리는 고려대학교 컨소시엄이 개발한 것으로 투구로봇과 스킵로봇으로 구성된다. 현재는 스톤을 던지는 로봇만 있는 셈이다. 컬리에 AI 컬링 소트프웨어인 컬브레인이 탑재돼 있다. 컬브레인은 국제컬링경기 기보를 활용해 16만회의 투구샷을 딥러닝으로 학습했다. 이를 바탕으로 투구전략을 스스로 수립해 빙판 위에서 경기를 수행할 수 있다.

고려대 이성환 교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선수들의 투구 정확도가 80% 수준이었다면 컬리는 현재 60~65% 정도에 테이크아웃 확률은 80%"라면서 "올가을쯤 스위핑로봇(얼음을 닦는 로봇)을 개발하면 정확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위핑로봇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인기스타인 '영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컬리의 경기방식은 스킵로봇이 카메라를 통해 인식한 경기영상을 전송하면 컬브레인은 이를 토대로 최적의 투구전략을 수립한다. 이를 통해 경기장 반대편에 위치한 투구로봇이 △투구에 필요한 힘 △투구방향 △스톤 컬 회전을 제어해 스톤을 목표지점으로 투구한다.

이 교수는 "구글의 알파고는 AI가 수립한 착수점에 사람이 바둑을 두지만 컬리는 AI 소프트웨어인 컬브레인과 하드웨어인 스킵.투구로봇이 상호 연결돼 경기를 수행하기 때문에 투구 힘, 방향 제어 등 하드웨어 기술력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경기장의 온도, 습도, 정빙 정도에 따라 빙판이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특징이 있어 딥러닝 기반으로 다양한 빙질 환경에 대한 학습을 통해 경기를 수행하는 것이 큰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컬리를 활용해 컬링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통계 분석에 도움을 줘 스포츠 분야의 AI 도입과 확산 계기로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다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방침이다.
이 교수는 "컬링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통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녀 모두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에 개발된 AI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AI 비즈니스, 기계협업, 이동환경에서 컴퓨터 비전 등 다양한 응용분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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