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4차 산업혁명시대 손 놓고 구경한 한국..'깜깜'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8 11:59

수정 2018.03.08 13:16

“국내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 비중, OECD 평균의 절반 수준”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 비중 변화율(2011-2016년) /사진=파이터치연구원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 비중 변화율(2011-2016년) /사진=파이터치연구원

4차 산업혁명시대에 새롭게 생겨날 일자리 비중은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 반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일자리 비중은 OECD 평균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파이터치연구원 유한나 연구원은 8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제4차 산업혁 명시대에 필요한 핵심인력 현황 및 개선방향 : 새로운 분석지표를 중심으로'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핵심인력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였다.

유한나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인력(비반복적 인지 노동)이 전체 근로자의 21.6%로 OECD 평균(42.2%)의 절반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유한나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 비반복적 인지 노동(핵심인력) 비중이 OECD 평균 보다 훨씬 적다"며, "이에 반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는 비반복적 육체 노동 비중, 반복적 인지 및 육체 노동 비중은 OECD 평균 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11년에서 2016년까지 OECD 국가들의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이 평균 5.8% 증가했지만 우리나라는 0.5%로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OECD 국가들은 그동안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 양성을 꾸준히 준비했으나, 우리나라는 핵심인력 양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유한나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인력 주요 부족 원인은 정보통신, 과학, 법률·행정 분야의 전문가와 정보통신, 문화·예술 분야의 관리자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결과를 제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보통신에서는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전문가 부족이 심각하다. 하드웨어의 전문가 부족률은 1.6%인 것에 비해,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의 전문가 부족률은 3.6%(소프트웨어 개발 3.6%, 웹 전문가 3.5%)나 된다.

유 연구원은 "과중한 업무량, 잦은 야근,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 등 소프트웨어 분야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젊은 인재들로 하여금 소프트웨어 산업을 기피하도록 하고 있다"며 "핵심인력인 과학·공학 전공 박사들이 해외로 많이 유출되고 있다. 2012년 기준, 과학 전공 박사들의 해외유출 비중은 31.4%이고, 공학은 31.1%로, 타 분야에 비해 가장 높은 해외 유출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타 분야 박사의 해외 유출 비중은 예술분야 11.4%, 인문학 20.1%, 교육분야 22.1% 등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지원 사업예산의 90% 이상이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 일자리 창출에 편중되어서 문화·예술 분야 관리자 관련 일자리 창출이 제한되고 있다.

유한나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부족한 4차 산업혁명 핵심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에스토니아처럼 과감하게 초등학교부터 소프트웨어 과목을 단독 교과로 편성해 집중적이고 연계성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개편이 필요하다"며 "또한 근로계약서 표준화와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소프트웨어 분야 근 로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셋째, 유럽연합의 MSCA 인력교류 프로그램처럼 해외 기관과의 연구협력을 통해 과학·공학 박사들이 국내에서도 자신의 능력발휘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며 "넷째, 4차 산업혁명시대에 요구되는 정보통신 분야 관리자 육성을 위해 관련 전문기관들의 교육프로그램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편중돼 있는 예산을 문화·예술 분야 관리자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재편성해야 한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공헌노력이 문화·예술 분야 관리자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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