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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 VR 훈련, 메달색깔 바꾼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0 16:59

수정 2018.02.20 21:06

美, 정선 알파인 영상 재현..주 1회 VR로 코스 훈련
한국은 루지 종목에 활용..미세한 흔들림까지 훈련
미국 스키대표팀의 로렌 로스가 가상현실(VR)을 활용해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스키대표팀의 로렌 로스가 가상현실(VR)을 활용해 훈련을 하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최첨단 기술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이 가상현실(VR)과 초고속 영상 촬영 등을 활용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향후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스포츠의 접목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국의 대표팀이 최첨단 VR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스키와 루지 등 일부 종목의 경우 VR가 선수들 경기력 향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美, 정선 알파인코스 재현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알파인 스키 대표팀이다. 미국 스키 대표팀 선수들은 올림픽이 열리기 몇 달 전부터 강원 정선의 알파인 코스를 그대로 재현한 영상으로 주 1회 이상 VR 훈련을 했다. VR안경을 착용하고 스키 역할을 하는 나무판 위에 올라 훈련하는 방식이다. 미국 대표팀은 지난 2016년부터 이번 올림픽을 위한 VR 훈련을 준비했다. 2년 전 정선에서 열린 스키월드컵에 참여해 360도 카메라를 부착한 헬멧을 착용하고 정선 알파인 코스를 꼼꼼히 촬영했다. 미국 대표팀 관계자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 VR 훈련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면서 "실제 훈련과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코스를 미리 경험하고 익숙해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韓, 루지 VR 시뮬레이션 활용

우리나라 루지 국가대표 선수들도 VR 시뮬레이션을 활용한 훈련에 매진했다. 실제 루지 썰매를 시뮬레이터 위에 올리고, 실전처럼 발과 손으로 조종한다. 트랙을 달리면 실제 타는 것처럼 흔들림도 있고 기울어지기도 한다. 얼음 표면과 썰매 사이의 마찰 소리까지 재현하여 실제 경기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이 루지 시뮬레이터는 강원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 센터를 360도 입체화면에 구현해 실제 트랙을 달리는 가상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시뮬레이터를 만들기 위해 썰매 밑에 센서를 부착해 주행 중 각종 정보를 수집했으며, 헬멧에 카메라를 달아 트랙을 촬영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초고속 촬영

금메달보다 값진 은메달로 우리에게 감동을 안긴 스피드스케이팅 500m 종목에도 초당 약 120장까지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촬영이 동원됐다.
출반이 반이라 할 정도 30초 만에 경기가 끝나는 500m 종목은 총성이 울림과 동시에 출발해 가장 빠른 가속도를 확보해야 한다. 스타트 기술은 육안으로 향상 요소를 찾는 데 한계가 있어 지금까지 선수나 지도자의 경험에 의존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속 촬영을 통해 스타트 동작에 있어 불필요한 동작을 찾아내고, 이런 잘못된 동작이 몸에 배지 않게 바꿀 수 있도록 돕는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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