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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투매 진정…9000 공방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4 13:58

수정 2018.02.04 13:58

비트코인, 투매 진정…9000 공방
가상화폐 시장이 투매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고 있다.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은 9000선 회복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고, 이더리움은 97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7600달러까지 밀렸던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폭락을 불러왔던 각국의 규제강화,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가격 조작 의혹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데다 주요 은행들이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매수 결제를 금지하기로 하는 등 악재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안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가상화폐 시장은 2일 패닉에서 벗어나 일단 안정을 찾았다.

2일 7614달러까지 추락했던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3일 오후 코인데스크에서 10% 가까이 상승해 9301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시 밀리며 9000선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들은 상승폭이 더 커 20% 안팎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976달러, 라이트코인은 160달러, 리플은 94센트에 거래됐다.

회복은 했다지만 비트코인이 지난해 12월 1만9511달러 최고치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을 보이는 등 시장의 상흔은 여전히 짙다.

심리적 저지선인 비트코인 1만달러 붕괴 뒤 9000달러, 8000달러가 힘없이 무너지는 등 취약한 시장의 구조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1만달러 돌파와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되며 높아진 기대로 몰려들었던 투자자들이 시장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됐다.

대표적인 낙관론자인 펀드스트래트의 토머스 리는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중장기적인 상승흐름에는 변함이 없다고 낙관했다.

리는 2일 블룸버그와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한국과 일본 거래소 등에 대한 해킹과 일련의 규제강화가 "시장 심리를 억눌렀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뭔가 가시화할 때까지 일단 물러나 지켜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펀더멘털에는 그 어떤 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

리는 "(가상화폐 시장은) 건강하다"면서 "그 어떤 것도 일직선으로 쭉 올라가는 것은 없기 때문에 때때로 후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 리서치 웹사이트인 크립토컴페어의 찰스 헤이터는 호재만 남았다고 낙관했다.

그는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 거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을 꼽았다.

또 장기적으로는 규제와 투자자보호가 가상화폐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블록체인 리서치 플랫폼인 트라이브의 데이비드 몬드러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폭락은) 그저 시장 초반의 블루스일 뿐"이라면서 "1년 안에 이런 일이 있었던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미 가상화폐 거래소 가격조작 의혹과 각국의 규제강화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 주요 은행들이 잇달아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결제 금지에 나서 매수세를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JP모간체이스는 3일부터 신용카드를 통한 가상화폐 매수는 승인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일부터 이를 금지했다.

시티그룹도 신용카드 가상화폐 매수를 금지키로 했다.

은행들의 잇단 신용카드 가상화폐 거래 금지는 변동폭이 큰 가상화폐 시장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기 위한 조처다. 가상화폐에 투자한 신용카드 사용자들이 잘못된 베팅으로 사용대금을 갚지 못하는 일이 속출하면서 골치거리가 됐기 때문이다.

또 카드 절도범들이 신용카드로 가상화폐를 사들이고 나면 이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점도 금지 명분이 됐다.

게다가 금융 감독당국의 요구로 돈세탁에 엄격히 대응해야 하는 점 역시 또 다른 배경이다.


마스터카드에 따르면 신용카드를 이용한 가상화폐 매수 등의 여파로 올들어 신용카드 사용자들의 국제결제가 22% 증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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