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익의 재팬톡!]

김치프리미엄, 스시프리미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01 18:04 수정 : 2018.02.01 18:04
【 도쿄=전선익 특파원】 한국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는 검은돈의 유출입을 막는 주목적 외에 또 다른 효과를 가지고 온 것처럼 보인다. 가상화폐 시장의 일명 '김치프리미엄'이 거래실명제 실시와 함께 실종됐기 때문이다. 김치프리미엄이란 한국의 가상화폐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말한다. 지난 11일만 해도 40%에 육박하던 김치프리미엄은 지난달 31일 오전 6시 기준 7% 수준으로 떨어졌다.


사실 김치프리미엄은 한국에만 있는 독특한 현상은 아니다. 일본에는 약 5~7%에 달하는 '스시프리미엄'이 있고, 유럽에도 미묘하지만 약 1% 수준의 '치즈프리미엄'이 있다. 나이지리아와 홍콩도 한국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다. 높을 때는 50~60% 이상의 프리미엄이 생성됐었다고 한다.

프리미엄을 이해하려면 먼저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통화를 알아야 한다. 가상화폐 시장의 기축이 되는 것은 달러/비트코인 시세이다. 비트코인은 가상화폐 시장에서 다른 모든 코인들을 거래할 수 있는 기축통화이다. 달러가 기축 시세를 결정하는 화폐가 되는 이유는 미국이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채굴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나라별 비트코인 채굴량을 보여주는 비트노드(bitnodes)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7시 기준 미국이(26.89%) 1위이고 독일(17.53%), 중국(6.96%), 프랑스(6.65), 네덜란드(4.60%), 캐나다(3.98%), 영국(3.78%), 러시아(3.10%) 등이 그 뒤를 잇는다. 한국은 16위로 채굴량이 많지 않다.

채굴량을 보면 프리미엄이 높은 나라들은 채굴량이 적은 나라인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니 프리미엄이 붙는 당연한 시장의 이치가 적용되는 것이다. 특히 프리미엄이 높은 3곳(한국, 나이지리아, 홍콩)은 짧은 시간에 가상화폐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니 프리미엄은 더 높아진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은 왜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 것일까. 그것은 시장의 불안정성에서 오는 변동성 때문이다. 프리미엄이 가장 적었던 시기를 살펴보면 가상화폐 시장에 악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와 겹친다. 얼마 전 한국 정부가 거래소 폐지 카드를 꺼내들고 중국 당국이 채굴사업을 금지하고 P2P 거래마저 막겠다고 발표했을 때 전 세계 시장의 프리미엄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프리미엄은 '거품'이라고만 보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장의 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 존재한다. 결국 김치프리미엄을 놓고 한국의 가상화폐가 투기수단이라고 몰아붙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sijeo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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