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가상화폐 실명제 첫날, 은행 창구는 한산...신규투자 불허, 유보도 한몫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30 16:32

수정 2018.01.30 16:32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의 모습. 오후 1시경 일부 행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지만 대기 고객이 거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3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의 모습. 오후 1시경 일부 행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지만 대기 고객이 거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의 모습. 오후 2시께 대기인원이 거의 없이 한산하다.
30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의 모습. 오후 2시께 대기인원이 거의 없이 한산하다.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시행 첫날인 30일 시중은행의 창구는 예상 외로 한산했다. 신규 계좌 개설을 위해 영업점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탓이다.
이날 신한, 기업, 농협 은행의 서울 시내 주요 영업점을 취재한 결과 오후 1시경 일반 창구의 대기 고객은 평균 5~6명 수준에 불과했다. 점심 시간이라 담당 직원 일부가 자리를 비운것을 감안하면 평소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적은 편이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 신한은행 본점 영업점 관계자는 "다른 때보다 특별히 내방 고객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같은 상황은 신한은행 무역센터점, 서소문로점, 여의도점 등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역시 대기인원이 대여섯명 내외로 붐비지 않는 모습이었다. 또 대기중인 고객들의 연령층도 50~60대로 높아 가상화폐 투자자들로 보기 힘든 상황이었다. 기자가 창구 직원에 "오늘 고객이 몰릴줄 알았는데 의외다"라고 말을 건네자 "가상화폐 때문이냐. 내점 고객수로만 보면 평소와 거의 같다"고 답했다.

가상화폐 실명제에 따르면 기존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자가 거래소와 연동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한다. 현재 업비트는 기업은행, 빗썸은 농협은행과 신한은행, 코인원은 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과 거래하고 있다. 일례로 기존에 신한은행 계좌가 있는 사람은 신한은행 계좌를 취급하는 빗썸과 코빗에서 거래가 가능하며 신한은행 계좌가 없다면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은행들이 보유한 가상화폐 계좌수는 신한은행이 14만좌, 기업은행은 57만좌, 농협은 4만8000좌다. 이 때문에 이들이 한번에 실명제 전환을 요구할 경우 은행 업무에 차질이 생길것으로 내다봤지만 첫날 이 수요가 몰리지는 않았던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경우 계좌수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데다 신규 투자 가능 여부에 대한 입장도 정해지지 않아 그런것 같다"면서 "이미 지난달부터 실명제가 예고돼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경우 신규를 받지않겠다는 뜻을 확실히 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 같다"면서 "기존 거래 계좌를 보유한 거래자는 온라인으로 실명확인후 전환이 가능해 굳이 창구에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은행들이 신규 투자를 불허하거나 유보한 점도 이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 한몫을 했다.
현재 기업은행은 거래소에 신규 투자를 받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달했으며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기존 계좌의 실명제 작업을 마치는대로 신규 고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최재성 홍석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