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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가시화하나…선물 출범 뒤 기대감 고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4 14:57

수정 2017.12.14 14:57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사상최초로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시작되면서 비트코인이 아닌 비트코인 선물을 좇는 비트코인 선물 ETF는 당국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트코인 선물은 미국 상품선물거래소(CFTC) 승인을 받아 제도권 시장에 첫발을 디딘 바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BOE가 10일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개시하고, 경쟁업체인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18일 0시부터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그 다음 단계로 비트코인 ETF 출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연초 비트코인 억만장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은 뒤 주춤하던 열기가 다시 살아나는 움직임이다.

지난주 밴 에크 어소시에이츠, 렉스 셰어즈 등 2개 업체가 ETF 신청서류를 업데이트했고, 자산 규모 미 6대 ETF 업체인 퍼스트 트러스트 어드바이저스는 11일 비트코인 선물에 기초한 ETF 출범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9월에는 프로셰어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로 한 ETF 승인을 신청했고, 이벌브 펀드 그룹은 캐나다 규제당국에 관련 ETF 승인을 요청한 상태다.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직접투자를 기초로 한 ETF와 달리 비트코인 선물을 토대로 한 ETF는 당국의 승인을 받기가 좀 더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SEC가 윙클보스 형제의 ETF 승인을 거부한 이유가 비트코인 거래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선물이 CFTC의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이를 토대로 한 ETF는 승인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

CBOE 산하 ETF닷컴의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브 나디그는 연초 퇴짜를 맞은 비트코인 ETF의 "우회 루트 가운데 하나는 파생상품, 선물에 기초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비트코인 ETF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가 기관인 SEC가 선물을 기초로 한 비트코인 ETF를 승인할지, 한다면 언제할 지 어떤 실마리도 내놓지 않고 있다.

제이 클레이턴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 투자에 따르는 높은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할 정도다.

그러나 비트코인 선물 ETF 출범 토대는 무르익고 있다.

선물 시장이 활성화되면 시장 조작 가능성에 대한 규제당국의 우려가 가실 수 있기 때문이다.

SEC도 '상당한 정도의 규모로 제도화되고 규제된' 선물시장을 토대로 한 상품 ETF는 승인한 전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범하면 이는 비트코인에 새로운 도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현물을 물론이고 CFTC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 선물도 투자자 보호 사각지대에 있지만 비트코인 ETF는 투자자들이 관련 규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
이는 비트코인을 더 쉽고, 더 안전하게, 위험 비용을 낮춘 상태에서 살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비트코인 거래 저변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채프먼 커틀러의 캐슬린 모리아티 파트너는 "많은 이들이 비트코인을 어떻게 사고, 어떻게 보관(저장)해야 하는지를 몰라 비트코인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서 "(ETF 같은) 비트코인 (금융) 상품이 나오면 이런 투자자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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