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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탄생시킨 '블록체인' 기술에 글로벌 금융사들 열심히 투자 중

장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3 10:08

수정 2017.12.13 10:08

비트코인을 탄생시킨 블록체인 기술에 글로벌 금융사들 일제히 투자 중이라고 국제금융센터가 정리했다.

13일 국제금융센터 주혜원 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최대 규모 프로젝트인 R3CEV 컨소시엄뿐만 아니라 다양한 은행산업, 금융산업 주체들이 블록체인 투자 및 관련 기술∙플랫폼 등의 개발을 활발히 지속하고 있다.

R3는 지급결제뿐 아니라 부동산, 회사채, 주식 등 8개 분야에 적용될 블록체인 거래 표준 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다. 올 상반기 1억7백만 달러, 하반기 5천만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받아 지속적인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나 모간스탠리 등 유명 금융사들은 자체적인 블록체인 기술 개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주 연구원은 "블록체인은 제3기관 없이도 개별 주체 간 '신뢰'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성과 잠재력 보유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면서 "신뢰 경제(trust economy)가 현재 블록체인 기술에 의한 P2P 거래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고 각 거래 당사자의 평판과 디지털 신원 등이 블록체인에 저장돼 관리되며 경제활동도 점차 그에 의존하게 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고 소개했다.


액센츄어는 2018~2024년은 금융권 블록체인 시스템 도입의 성장기로, 초기수용자들에 의해 블록체인 시스템의 효과가 발휘되고 감독당국과의 협업에 의해 시스템의 네트워크 효과가 강화돼 2025년 이후엔 블록체인 시스템이 주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글로벌 금융사들, 블록체인 기술 활용위해 다양한 협력 중
블록체인은 거래내역 정보를 별도의 중앙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P2P 네트워크 참가자 모두가 정보를 승인하고 기록하는 개방형·분산형 거래 시스템을 지칭한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등장과 함께 유명세를 탔다.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을 등장시킨 핵심 기술이자 모든 암호화폐의 기반이 되는 기술로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기술에 해당힌다. 세계 경제포럼에서는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꿀 21개 기술 중 하나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주혜원 연구원은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의 기반기술로 중개자(제3기관) 배제를 통한 거래의 효율성 및 신뢰성 제고, 비용 절감 등을 추구한다"면서 "현재 전세계적으로 정부, 금융기관, 글로벌 기업 등이 개발 및 활용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은행 등 금융회사들은 최근 수 년간 블록체인 기술의 금융거래 도입을 위해 청산 및 결제, 무역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중이며 초기 단계의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 연구원은 "블록체인이 부상하던 초기에 UBS, Citi, Barclays 등 대형 글로벌 IB들이 연합체를 형성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인 R3CEV와 제휴를 맺고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과 국제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면서 "2017년 현재 골드만 삭스 등의 탈퇴에도 불구하고 R3 컨소시엄에 가입된 은행 수는 창단 멤버인 22곳에서 70곳 이상으로 증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로 거래소, 청산소 등의 거래·청산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거래비용 절감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금년 8월 Barclays, HSBC, CIBC, Credit Suisse, MUFG, State Street 등 6개 은행이 UBS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유틸리티 결제코인(USC) 공동개발 프로젝트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액센츄어는 대형은행들이 청산·결제의 블록체인 이용을 통해 100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 연구원은 "현재 주요 중앙은행들이 지급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이용해 자체 디지털 통화 개발 등을 검토 중"이라며 "주요 글로벌 은행들도 금융시장에서의 결제코인 창설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증권거래소는 블록체인시스템 도입을 위해 과거 JPMorgan Chase에서 근무했던 인사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미국 DTCC도 IT기업 및 은행들과 함께 CDS 청산시 블록체인 도입을 추진 중이다.

주 연구원은 "무역금융 쪽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종전 종이서류에 기반한 신용장이 대체되고 있으며 사기·사고 방지, 관련 금융거래 신속화 등을 위해 무역금융에서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설립 노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몬트리올은행, 카이샤은행, 코메르츠은행, 에르스테 그룹은 UBS가 작년 IBM과 시작한 블록체인 무역금융 플랫폼에 합류해 협력하고 있다.

신디케이트론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크레딧 스위스를 포함한 19개 금융회사들은 작년 신디케이트론 시장의 블록체인 시스템화를 위한 컨소시엄을 설립해 Synap 등 IT 기업들과 협력 중이다.

▲ 블록체인 시스템 본격 성장기
R3CEV 컨소시엄에 국내 5대 시중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 기업)이 모두 회원 기관으로 참여했으나 최근 기업은행은 탈퇴하고 NH농협이 새로이 가입했다.

은행연합회 주도로 블록체인 관련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현재 R3에 참여중인 국내 4대 시중은행은 Barclays, HSBC, CIBC 등 글로벌 은행 18곳과 함께 내년 상반기까지 블록체인을 활용한 국제 자금이체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내 은행 중 최초로 R3CEV와 협력해 원화 차액 결제 프로세스 자동화 및 고객 인증절차 간소화 부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주 연구원은 "최근 국내에서도 은행연합회 주도로 은행권 공동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 구축 사업이 추진 중이며 18개 은행이 참여하고 80억원이 투입 예정"이라며 "국내 은행들뿐만 아니라 카드사 등 기타 금융기관들도 편의성 향상 및 위변조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 간편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시스템 개발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분야 별 표준화 동향과 글로벌 및 국내 규제 변화 등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taeminchang@fnnews.com 장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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