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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오타니를 통해 본 ‘스타 파워’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1 20:15

수정 2017.12.11 20:15

일본 특급 LA에인절스행.. 트레이드 단행한 시애틀.. 구단주까지 나선 텍사스.. 모두 영입 좌절돼 헛물
스탠튼 양키스 이적조건 등 선수 위상 높아지는 사례
미국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일본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등번호 '17'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 입단한 일본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등번호 '17'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LA 에인절스 빌리 에플러 단장은 전화를 받다 말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일본산 특급 오타니 쇼헤이가 에인절스를 선택했다는 통보였다. 얼마나 기뻤으면. AP통신은 에플러 단장이 의자에 도로 앉다가 엉덩방아를 찍었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를 휩쓴 '오타니 광풍'이 에인절스의 승리로 끝났다. 30개 구단 거의 전부가 '혹시나' 하며 기대를 걸었던 로또의 주인공은 결국 천사군단(Angels)으로 확인됐다. 올 겨울 오타니는 일개 선수이면서 구단들을 쥐락펴락했다.

30개 구단에 편지를 보내 '나를 데려다가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리포트를 작성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영어와 일본어로 된 각각의 리포트로. 그런 다음 최종 7개 구단을 후보지로 올려놓았다.

그 중 하나인 시애틀 매리너스는 오타니 영입을 위해 두 차례나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에게 줄 아마추어 국제 계약금을 늘리기 위한 선행 작업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팀의 간판타자이자 포수인 버스터 포지를 오타니와의 미팅에 참여시켰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단장을 포함한 영입 추진단을 꾸려 오타니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모두가 헛물만 켠 셈이다.

내셔널리그 홈런왕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10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로의 이적에 동의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의 원 소속 구단인 마이애미 말린스와 양키스의 합의가 아니다. 스탠튼이 양 구단 간에 이뤄진 이적 합의에 동의했다는 점이다.

스탠튼의 계약서에는 '동의 없이 트레이드 불가' 조항이 들어있다. 따라서 스탠튼의 이적에는 반드시 그의 동의가 필요했다. 스탠튼은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컵스, LA 다저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등 네 팀에 한해 트레이드를 허용한다고 통보했다. 스탠튼을 붙잡기 위해 팀 내 유망주 1~4위 선수를 모두 내놓은 샌프란시스코는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양키스에는 아메리칸 리그 홈런왕 애런 저지가 있다. 올 시즌 스탠튼은 59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저지는 52개. 양키스 팬들은 이들 두 홈런왕의 결합으로 1960년대 초 이른바 'MM 타선'의 재현을 고대하고 있다. 로저 매리스와 미키 맨틀은 1961년 각각 61개와 54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미국 프로풋볼(NFL) 뉴욕 자이언츠는 최근 단장과 감독을 한꺼번에 경질했다. 슈퍼스타 쿼터백 일라이 매닝 파동 때문이었다. 자이언츠의 벤 맥아두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매닝을 벤치에 앉혀두고 다른 선수를 기용했다.

이로 인해 매닝의 210경기 연속 선발 출장 기록이 중단됐다.
이 조치는 팬들의 어마어마한 반발을 불러왔다. 결국 단장과 감독이 모두 물러나고서야 팬들은 노여움을 풀었다.
선수들의 위상이 점점 높아만 가고 있다.

texan50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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