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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협상 시험대 오른 메이 영국 총리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0 17:04

수정 2017.12.10 17:04

英-EU, 1단계 협상 타결
2단계는 무역.안보 등 이해관계 첨예하게 맞물려 영국 경제 불이익땐 역풍
지난 8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1단계 협상 타결 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1단계 협상 타결 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연합뉴스

유럽연합(EU)과 영국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1단계 협상이 지난 8일(현지시간) 타결된 가운데 진짜 협상은 이제 시작이다.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무역협정, 안보문제 등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하게 되는 2단계 협상은 내용이 복잡하고 양측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려 있다. 최종 타결까지 '산넘어 산'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로소 바닥을 딛고 일어서고 있는 메이 총리의 리더십도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핵심 쟁점은 무역…입장 첨예

2단계 협상은 브렉시트 이후 양측간 무역협정, 안보문제 등 미래관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미래관계 협상은 말 그대로 향후 양측의 이해관계와도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협상은 1단계보다 훨씬 광범위하고 복잡하게 전개된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8일 기자회견에서 2단계 협상은 영국의 EU 탈퇴조건이 집중 논의된 1단계 협상보다 훨씬 어려울 것임을 경고했다.
투스크 의장은 "가장 어려운 도전이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음을 기억하자"면서 "우리는 관계단절도 어렵지만 단절 후 새로운 관계 구축은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예민하고 핵심이 되는 쟁점은 무역협상이다. 유럽은 영국 상품 및 서비스 교역의 44%를 차지한다.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들이 무역부문에서 내세우는 우선순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 각국과의 의견절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협상 결과 영국 기업 및 노조 이익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경우 영국 국내에서 강한 역풍이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영국이 시장접근 등 무역협상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아직도 명확히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메이 총리는 영국이 EU의 단일시장과 관세 동맹을 탈퇴할 뜻을 밝혔을 뿐 그밖의 쟁점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영국은 EU 단일 시장에 대해 지금처럼 자유로운 접근을 원하는지, 아니면 무역과 이민 등에 대한 자국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댓가로 상당한 무역장벽을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유럽개혁센터의 아가타 고스틴스카 야쿠보스카 연구원은 "영국은 아직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했다"며 "브렉시트 이후 EU와 관계에 대해 영국 정부는 구체적인 입장을 정립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가 안보도 핵심 쟁점이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참여해 지역 안보를 지키기 위해 유럽과 공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보 문제를 다른 분야에 대한 협상 카드로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외에도 이혼합의금 규모 결정과 수백만명 시민들의 신분문제 등도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이 추산하는 이혼합의금 규모는 400억~450억유로지만 EU가 제시한 금액은 550억유로다. FT는 우크라이나 관련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 규모가 555억~655억 유로 정도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협상 시한 길어야 1년

양측은 시간과의 싸움도 벌여야 한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오는 2019년 3월 30일 EU를 탈퇴하게 된다. 브렉시트협상을 마무리 지은 뒤 양측에서 진행되는 비준 기간을 감안하면 실제적인 협상 시한은 길어야 1년이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다만 양측은 오는 2019년 3월 영국이 EU를 탈퇴하더라도 2년간 브렉시트 이행 기간을 두고 현행 제도와 관계를 그대로 유지해 나가기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2년간의 추가 협상 시간을 번 의미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U 집행위는 지난 8일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을 타결하면서 영국의 EU 탈퇴 조건에 관한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이번 달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협상 2단계 진입을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오는 15일 브뤼셀에서 만나 브렉시트 1단계 협상을 보고받은 뒤 충분한 진전이 있었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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