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6개월 진통 끝 브렉시트 1차 협상 타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8 17:34

수정 2017.12.08 17:34

영국-EU, 보고서에 서명 국민 법적지위 대부분 유지 이혼합의금 655억유로 추정
14~15일 EU 정상회담서 2단계 협상 진행할지 결정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 함께 들어서고 있다. 이날 EU와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탈퇴 조건을 논의하는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이로써 이후 관계 정리를 위한 2단계 협상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AP연합뉴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본부에 함께 들어서고 있다. 이날 EU와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탈퇴 조건을 논의하는 1단계 협상을 마무리했으며 이로써 이후 관계 정리를 위한 2단계 협상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부터 공식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벌여온 EU와 영국이 8일(이하 현지시간) 극적으로 1단계 협상을 타결시켰다. 이로써 양국은 브렉시트로 인한 비용 지불과 법적 절차 등을 정리하고 브렉시트 이후 EU와 영국과의 관계를 모색할 수 있게 됐다.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전날 협상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8일 아침 장 클로드 융커 EU 상임위원장과 만나 15쪽 분량의 '진행 보고서'에 서명했다. EU 정상들은 오는 14~15일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1단계 협상 내용을 검토하고 2단계 협상 진행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메이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기까지 오는 길이 쉽지 않았으며 양쪽 모두 주고받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 또한 "브렉시트 조건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며 오늘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EU는 영국이 지난 3월 공식적으로 탈퇴 의사를 전달한 이후 6월에 협상단을 출범시켰다. 당시 EU는 연말까지 1단계 협상을 마치고 내년부터 2단계 협상을 시작해 같은 해 10월까지 협상을 마친다는 일정을 내놨다. EU 규정에 따라 영국은 탈퇴 통보 이후 2년이 지난 2019년 3월에 협상 타결 여부와 상관없이 EU에서 방출된다. 1단계 협상은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것으로 △영국이 EU에 내야할 재정 기여금, △영국과 EU 내 잔류하는 각국 국민들의 법적 지위, △EU와 영국간의 국경문제 등을 다룬다. 브렉시트 이후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포함한 미래 관계는 2단계 협상에 포함되어 있다.

이날 협상에서는 3가지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우선 영국이 EU를 떠나면서 내야할 돈은 555억~655억유로(약 71조3341억~약 84조1871억원) 로 추정된다. 영국이 부담해야 할 순 재정기여금(400억~450억유로)에 우크라이나 관련 부채를 더한 금액으로 EU는 애초에 순 재정기여금을 550억유로로 주장했으나 영국이 이를 일부 깎았다.

두 번째 문제는 영국에 살고 있는 약 300만명의 EU 시민들과 유럽 대륙 내 약 100만명의 영국 시민들의 법적 지위 문제였다. 양측은 이 부분에서도 현행 법적지위를 대부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세 번째 문제는 EU와 영국이 직접 맞닿은 국경이 되는 북아일랜드 국경을 어떻게 처리할 지 여부였다. 메이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해당 국경을 완전히 단절하지 않을 것이며 '굿프라이데이협정'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굿프라이데이협정은 1998년 체결된 협정으로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간에 자유로운 교류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U 회원국인 아일랜드는 영국이 브렉시트로 EU에서 떨어져 나갈 경우 북아일랜드 지역과 아일랜드 간의 경제적.인적 끊기는 상황을 우려해 왔다.

FT는 영국이 이번 협정에서 많은 양보를 했지만 얻어낸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는 이번 협상을 통해 브렉시트 이후 유럽사법재판소(ECJ)가 영국의 사법제도에 더 이상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양보를 얻어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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