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급할 이유 없는 대우조선… 연내 '소난골 드릴십' 인도 안할 듯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12 17:53

수정 2017.11.12 17:53

반년째 협상 소강상태, 왜? 처음엔 소난골이 미뤄.. 국제유가 65달러 돼야 인도
지금은 대우조선이 우위에.. 유동성 트이고 순익 올리며 인도 안해도 손해 안보는 상황
최대한 여유있게 진행하기로
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과 드릴십 인도를 위한 협상이 6개월째 소강상태다. 앞서 대우조선 채권단이 소난골과의 협상 조건으로 제시했던 '국제유가 65달러'가 충촉됐지만, 자금 지원과 실적 호전 등으로 경영에 숨통이 트인 대우조선이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소난골과의 드릴십 인도 협상을 지난 5월 이후 사실상 중단했다. 대우조선은 2013년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기의 인도 시점을 작년 6~7월로 예상했지만, 소난골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1년 넘게 인도해가지 않고 있다.

올해 초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제시했던 소난골 협상 성사의 전제 조건은 국제유가 65달러였다.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63~64달러(브렌트유 기준) 수준으로 올랐지만, 대우조선 내부적으로 소난골과의 뚜렷한 협상 재개 움직임이나 계획은 없는 상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소난골과 드릴십 인도 협상을 급하게 진행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소난골 측이 문제로 지목했던 유가는 상승하고, 드릴십 수요가 있는 것으로 파악해 여유를 갖고 협상에 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연내 인도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대우조선이 소난골과의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게 된 배경으로는 자금지원과 실적 개선이 꼽힌다.

올 초 소난골 드릴십을 포함해 건조가 완료된 배의 인도가 늦어지면서 대우조선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대우조선 구조조정안 마련 당시 소난골 협상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이유 역시 배 인도를 통해 일부 자금난을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이 소난골로부터 받은 계약금은 전체 금액(1조2000억원 가량)의 20%인 2000억원으로, 배 인도시 받기로 한 잔금은 1조원 가량이다.

소난골은 당시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우조선 상황을 노려 '잔금 할인'을 요구했으나 대우조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드릴십 인도대금의 70%를 먼저 받고 나머지 30%를 주식으로 받는 방식에 합의했지만, 세부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후 대우조선은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재무상황에 숨이 트인 대우조선은 실적에서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대우조선은 올해 3.4분기 20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누적 기준 연간 1조원 순익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목표한 해양플랜트 5기는 모두 정상적으로 인도됐으며, 건조된 선박 중 소난골 드릴십 2척을 제외한 선박 40척도 인도된 상황이다.


또 소난골이 드릴십 인도를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대우조선은 고려하고 있단 입장이다. 소난골이 계약을 취소할 경우 대우조선은 미리 받은 20%의 계약금을 제외한 기존 가격의 80%로 시장에 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최대 2년까지 소난골 인도 협상에 여유를 보고 진행할 것"이라며 "수익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협상을 추진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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