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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이' 펀드 투자 여전하네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18:00

수정 2017.10.16 18:00

투자자 절반 이상 운용보고서 안 봐
대표적인 재테크 상품 중 하나인 펀드 투자가 대부분 '깜깜이'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과 많은 분량으로 투자자들이 운용보고서를 꼼꼼히 읽지 않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운용보고서가 조금 더 소비자 친화적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김민정 충북대학교 소비자학과 부교수는 '펀드상품 가입단계별 금융소비자의 책무 이행에 관한 연구-펀드투자자를 대상으로' 논문에서 "펀드 운용보고서를 받은 투자자 880명 중 45.3%만이 그 내용을 확인했다"며 "보고서의 형태와 내용이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운용보고서를 읽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운용보고서 확인은 펀드 가입 후 투자자가 이행해야 하는 대표적인 책무다.

김 부교수는 "조사대상 중 34.5%가 정보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23.6%는 운용보고서의 효용성이 떨어져서 읽지 않는다고 했다"며 "분량이 많아서 확인하지 않는다는 투자자도 21.3%였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펀드 투자자들은 운용보고서가 너무 길거나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사업을 하는 50대 박모씨는 "10년 넘게 펀드 투자를 해왔지만 운용보고서를 읽은 횟수는 손에 꼽는다"며 "워낙 바쁘다 보니 시간을 내서 긴 운용보고서를 읽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책무 이행도 필요하지만 운용보고서를 제작하는 자산운용사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부교수는 "분량이 많거나 정보를 이해하기 어려워서 운용보고서를 확인하지 않은 투자자의 경우 책무 미이행 관점에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그러나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운용보고서의 구성이나 제시방식 등이 수정돼야 할 필요성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운용보고서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보다 이해하기 쉬운 표현을 사용함과 더불어 차트 같은 것이 한 눈에 들어오도록 디자인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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