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車업체 코발트 쟁탈전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6 17:52

수정 2017.10.16 17:52

전기차 배터리 생산위해 핵심소재 확보에 안간힘
폭스바겐 장기계약 제안에 원재료 업체들 모두 외면
폭스바겐이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코발트 장기계약을 시도했으나 관련업체가 나서지 않아 고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정부의 환경규제 등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발트는 공급부족을 겪으면서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보여왔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대량생산시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최근 5년간 고정된 가격으로 원재료를 구매하는 조건의 장기계약 제안서를 관련업계에 보냈다. 폭스바겐은 제안서에 구체적인 코발트 양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폭스바겐측이 연간 8만~13만t 수준의 코발트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세계 코발트 생산량은 연간 10만t수준이다. 폭스바겐은 제안서 마감시한은 9월 말까지로 못박았으나 응하는 업체가 없어 마감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제안 가격도 현시세보다 월등히 낮아 관심을 가진 업체가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가격이 올해 80%이상 뛰었지만 제안 가격이 과도하게 낮아 업계가 외면한 셈이다.

한 코발트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완성차업체로서 협력업체들과 거래하는데 항상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만에 빠져있는것 같다"면서 "제안서에 가격을 조정한다는 얘기 자체가 빠져있는걸 보면 폭스바겐은 완전히 잘못된 제안서를 제출한 것"이라고 전했다.

폭스바겐의 장기계약 시도는 내연기관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대량생산으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고전하는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폭스바겐 그룹은 포르셰, 아우디, 벤틀리 등 12개 자동차 브랜드를 소유한 거대 완성차 업체로 2030년까지 700억유로를 들여 300종의 모델을 전기차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에는 최대 전기차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BMW도 코발트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문서를 통한 구매 제안서는 없었지만 곳곳에서 안정적인 구매 방안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비해 제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다 리튬과 코발트 공급량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해 가격이 급상승하는 중이다. 현재 전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60%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나오고 있지만 안정적 공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콩고민주공화국 야당측은 연내 민주 대선을 치르고자 준비중이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다툼이 공급차질로 번질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콩고에선 글렌코어와 차이나몰리벤덤 등 소수의 업체들이 코발트를 채취하고 있다.
현지에선 아이들까지 동원해 수작업으로 채취하는 경우가 많아 인권 논란도 일고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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