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文대통령 "문화·예술계 지원하되 간섭 않는다"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5 17:25

수정 2017.10.15 17:25

부산국제영화제 깜짝 방문 여성문제 다룬 '미씽'관람
영화인과 소통하는 등 영화계 정상화에 힘실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부산 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미씽:사라진여자'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부산 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부산 해운대의 한 영화관에서 영화 '미씽:사라진여자'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아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문화.예술계 기본 정책기조를 재천명했다. 지난 몇 년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정치적 독립성 문제로 몸살을 앓아온 영화계 정상화에 힘을 실어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해운대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부산영화제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올해 22회째를 맞은 부산영화제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히 현장을 둘러보는 데에 그치지 않고 직접 영화를 보고 영화인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날 방문의 의미는 더욱 깊다.

문 대통령은 수영강변대로 영화의전당에서 관계자들과 차담회를 갖고 "부산영화제가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더 권위 있는 국제영화제로 발전해나가길 바라마지 않는다"며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지원을 최대한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의 자율과 독립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사태'로 침체 국면에 접어든 영화계의 분위기를 살리자는 취지로 읽힌다. 부산영화제의 두 축인 부산시와 영화계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두고 갈등을 빚은 뒤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부산 출신이기도 한 문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부산영화제가 여러 가지 정치적인 영향 탓에 많이 위축됐다고 해 아주 가슴이 아팠다"면서 정부의 개입이 영화제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과 만난 자리에서도 문 대통령은 "몇 년간 부산영화제가 '좌파 영화제'라고 해서 영화제 지원을 빌미로 정부와 부산시가 정치적으로 간섭했고, 영화제 자체가 블랙리스트에 올라 국고지원금이 반토막 나는 상황이 되면서 위축됐다"고 꼬집었다.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가 빠른 시일 내 국제적 영화제로 성장한 것은 정부나 부산시가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정책으로 영화제 운영을 전적으로 영화인의 자율과 독립으로 맡겼기 때문"이라며 초기 운영원칙을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영화제 정상화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영화계를 향해 "정부의 의지를 믿고 지금 (부산영화제를) 외면하고 있는 영화인도 최대한 참여해 영화제 발전을 위해 마음을 모아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관람작으로 한국 사회의 여성문제를 다룬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를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미씽은 여성문제와 함께 갑질문화,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을 조명한 영화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무관심을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영화를 본 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
또 여성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우리 사회가 여성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갖는 분위기였다면 아주 흥행에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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