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앞으로 은행 대출 문턱 높아진다... 주택수요는 줄어들듯

김현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2 13:43

수정 2017.10.12 14:33

은행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달에 발표될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에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포함될 예정인 가운데 은행 등 금융회사들도 대출심사를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통해 올 4·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 전망치가 전분기(-18)에 이어 -1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출태도지수는 지난 2015년 연말 이래 9분기째 마이너스다. 전망치가 마이너스를 나타내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회사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한은은 8·2 부동산대책에 이어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으로 가계대출 심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은 내수 부진 등에 따른 도소매 및 숙박업 등 신용위험 업종이 증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심사절차가 까다로워질 전망이라는 게 한은의 전망이다.

차주별 은행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를 보면 가계주택은 -30으로 3·4분기(-40)에 이어 큰 폭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신용대출 등 가계일반은 -20이다. 이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2003년 4·4분기(-24) 이래 14년 만에 마이너스 폭이 가장 큰 셈이다.

중소기업은 -7이다. 대기업만 0으로 전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기업은 2013년 3·4분기 이래 줄곧 마이너스였다.

신용위험지수 전망치는 17로 전분기 보다 1포인트 올라갔지만 1분기(24)보다 낮다. 신용위험지수가 높을수록 위험이 크다는 말이다.

차주별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 전망이 17로 중국과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 여파 등으로 4포인트 올라갔다.

가계는 20, 대기업은 7이다. 가계는 소득부진과 대출금리 상승으로 채무상환 부담이 증가한 탓이고, 대기업은 각 국의 보호무역기조 강화 등이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전분기보다 각각 3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대출수요지수 전망치는 4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계 일반대출은 모두 전분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가계주택은 -20으로 지난 2007년 3·4분기(-22) 이래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주택거래가 둔화되며 대출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한편, 비은행금융기관 중 신용카드사만 대출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4·4분기 카드사 대출태도지수 전망치가 19로 전분기보다 6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8월 수수료 우대 가맹점 범위 확대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카드론으로 만회하려는 움직임 때문으로 풀이된다.

차주 신용위험은 비은행금융기관 전 업권에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상호저축은행과 카드사는 풍선 효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다. 반대로 상호금융과 생명보험은 주택구입 감소로 대출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는 지난 8월 25일부터 9월 12일까지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전국 19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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