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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 애청곡으로 살펴본 심리... '엠씨더맥스', '거미' 곡 많이 들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2 14:35 수정 : 2017.10.12 16:53

'연인과의 이별', '슬픔', '후회'를 다룬 발라드 수십 곡 선곡
가장 즐겨듣던 가수는 '엠씨더맥스', '거미'
7~8월에 집중된 선곡, 올 여름에 무슨 일 있었나


▲ 이영학의 두 번째 휴대전화 번호로 등록한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 중 일부

지난 2006년 12월 희귀병 ‘거대 백악종’을 앓는 사연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대중에 알려진 '어금니 아빠' 이영학(35) 씨. 그는 스스로를 작가·엔지니어·기자·글쟁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양아치’ 라는 이중적인 수식을 했다.

이씨는 그동안 희귀병을 앓는 사연을 팔아 동정을 구걸했으며 이 후원금으로 고급 외제차를 모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11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겉으로 1인 마사지 업소로 위장한 성매매 퇴폐 업소 운영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또 다른 휴대전화 번호를 등록해 온라인에서 고객을 모집하고 직접 여성을 홍보하는 등 마사지숍 운영을 위해 이 번호를 사용했다.


이 '두 번째 휴대전화 번호'에서는 자신을 알아봐 줄 사람도 없으니 굳이 숨길 필요도 못 느꼈을 것이다. 그러니 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동안은 그의 진짜 모습이 나타났을지도 모른다.

파이낸셜뉴스는 이 씨의 두 번째 휴대전화 번호를 입수해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확인해 본 결과 그의 심리 변화를 볼 수 있는 흔적들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씨는 해당 번호로 등록된 카카오톡에서 자신의 얼굴을 게시하며 '이영학 업소'라고 소개하는 한편 '삼류인생, 삼류의 삶, 난 삼류인생이 자랑스럽다', '적어도 아류가 아닌 것에 스스로 낮추라'라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글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그는 여러 개의 카카오톡 ‘프로필뮤직’을 설정해뒀다. 프로필뮤직은 이용자가 카카오톡 프로필을 통해 친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 오늘의 기분을 표현하는 음악 등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 이영학이 등록한 프로필 뮤직 중 일부 모습

▲ 이영학이 등록한 프로필 뮤직 중 일부 모습

이씨가 가장 최근 8월 31일 설정된 프로필뮤직은 가수 박상민의 곡 <애원>이다. 1997년에 발표한 곡으로 사랑하는 이가 떠나는 걸 지켜봐야 하는 마음을 담은 가사를 담고 있다.

같은 날 설정한 또 다른 노래는 버즈의 <벌>, 이상우의 <비참>, 디셈버의 <여자는 나쁜남자를 좋아한다>, 김범수의 <약속>, 영턱스클럽의 <타인>, DEAN의 <D>, 최진영의 <영원>이다.

또 그 이전, 8월 28일에는 보보 <늦은 후회>, 양파 <령혼>, 양파 <사랑… 그게 뭔데>, 초신성 <TTL>이다. 푸시켓돌스 <Don’t Cha>와 같이 빠른 댄스곡도 눈에 띈다.

뒤이어 다비치 <슬픈 다짐>, 김종국 <중독>, 박미경 < 먼 그대에게>, 고호경 <처음이었어요>, 엠씨더맥스 <사랑은 아프려고 하는거죠>, 에즈 원 <원하고 원망하죠>, X-Japan <Tears>, X-Japan <Endless Rain>, 김경호 <와인>, 헤이즈 <조금만 더 방항하고>, 헤이즈 <널 너무 모르고>에 이어서 수십 곡이 있다.

가장 많이 선정된 가수는 엠씨더맥스로 총 9곡을 꼽았으며 뒤이어 거미가 7곡이다. 가장 최신곡은 Blackpink의 <휘파람>이다. 종합적으로 시대와 상관없이 슬픈 발라드 곡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의 프로필뮤직 선정은 유독 올여름인 7월과 8월에 집중됐으며 특히 7월에는 노래 선정과 더불어 독백성 글과 셀카 촬영 등의 빈도가 높았다. 공교롭게도 7월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1인 퇴폐 마사지 업소를 정리하는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김진아 전주대 예술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자신의 즐겨 듣는 노래는 우리의 감정 상태와 매우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이나 염원 이런 것들을 대신 표출하는 방법으로 노래를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특히 학대를 받는 아동들의 경우 자신이 말로 할 수 없는 부분, 자기 상황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노래를 반복적으로 듣는 행동을 보이는 사례가 많다. 이런 행동이 이 씨에게서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곡한 노래들을 하나의 키워드로 꼽자면 ‘이별’, '눈물', ‘슬픔’, '외로움', ‘후회’ 이런 것들인데, 그는 당시 자신 인생의 이슈로 이것들을 꼽은 셈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자살한 아내일지 다른 사람 일지는 본인만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2일 서울북부지법은 이씨의 살인과 시신유기 범행에 가담한 딸 이모양(14)에 대한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은 영장심사가 끝나는 대로 이양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여 범행 도구와 동기 등 이씨의 범행 상황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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