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2차 금융위기 가능성 크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9 16:37

수정 2017.10.09 16:37

獨재무 "새 거품 부추겨"
엄청나게 찍어낸 돈이 문제.. 공공.민간 부채 위험수위
IMF.BIS도 잇따라 경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이 2차 세계 금융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엄청나게 찍어낸 돈과 공공.민간 부채 급증이 또다시 금융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경고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국제결제은행(BIS)도 같은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긴축을 주도하고, 유럽연합(EU) 통합 강화를 내세우는 유럽주의자인 쇼이블레 장관은 8일자(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실린 인터뷰에서 이같이 우려했다. 그는 9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를 끝으로 8년간 유지해온 독일 재무장관직을 내려놓고 독일 연방의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쇼이블레 장관은 인터뷰에서 전 세계 부채와 유동성이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높은 수준으로 증가해 세계경제에 주된 위협으로 부상했다면서 중앙은행들이 찍어내 시장에 쏟아부은 수조달러에 이르는 돈이 '새 거품'을 만들어낼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존 역시 채무위기 이후의 유산인 부실채권(NPL) 부담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쇼이블레는 "전 세계 이코노미스트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유동성이 불러오는 위험 고조와 공공.민간 부문 부채 증가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나 또한 이를 우려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전 세계가 "새로운 거품이 형성되는 것을 부추기는" 위험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이는 라가르드 IMF 총재,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부르는 BIS의 경고와 맥을 같이하는 발언이다. 전날 라가르드 총재는 2010년 이후 세계 경제가 최고의 성장세를 만끽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의 급속한 신용 확대 등 많은 나라에서 증가하는 부채부터 금융시장의 과도한 위험 수용에 이르기까지" 여러 요인들로 인해 가까운 장래에 또 다른 금융위기가 몰아닥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BIS도 지난달 분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상태라 금리가 오르면 세계 경제회복세가 궤도를 이탈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쇼이블레 장관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긴축정책과 독일식 자본주의인 사회시장경제 모델을 옹호했다.
그가 독일 금고를 지키기 시작한 뒤 독일은 높은 경제성장 속에 2014년부터는 막대한 재정적자를 털어내고 균형재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쇼이블레는 사회주의가 접목된 시장경제인 독일식 자본주의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국은 늘 라인란트(Rhineland) 자본주의를 놀려댔다"면서 "그러나 독일은 금융위기를 다루는 데 있어 사회주의적 시장경제의 도구들이 위기가 발발한 곳들(미국, 영국)보다도 더 효율적이었음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