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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범, 개조부품으로 '합법' 자동화기 마련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3 16:24

수정 2017.10.03 21:19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에서 쓰인 것과 비슷한 종류의 범프스탁.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에서 쓰인 것과 비슷한 종류의 범프스탁.AP연합뉴스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총기 난사를 벌인 범인이 민간 총기용품을 이용해 완전자동화기를 갖춘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 내 총기규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 관계자를 인용해 총기 난사 용의자인 스티븐 패덕이 총기 개조부품인 '범프스탁(bump-stock)' 2개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했다. 패덕은 1일 밤 라스베이거스 만델레이 베이 호텔 32층에서 맞은편 야외 음악축제장을 향해 수백발의 총기를 난사했으며 최소 59명이 사망하고 527명이 다쳤다. 사살된 페덕의 호텔방에서는 범프스탁과 함께 23정의 총기가 발견됐다. 2명의 수사 관계자는 패덕이 이번 사건에서 범프스탁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흔히 총기에 관대한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1930년대 이후부터 민간인의 자동화기 소유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미국에서 민간에 판매되는 소총류는 대부분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탄환이 1발씩 발사되는 반자동 방식이며 한번 방아쇠를 당기면 탄창이 빌 때까지 탄환이 발사되는 완전자동사격 기능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 정부는 1986년에 민간인의 기관총 보유를 금지하고 총기를 완전 자동사격이 가능하게끔 개조하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최근 총기 시장에 범프스탁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범프스탁은 일반 개머리판을 대체하는 개조용품으로 손잡이와 개머리판을 일체형으로 덮는 '틀' 같은 장치다. 이 장치를 반자동 소총에 결합해 사용할 경우 처음 방아쇠를 당기면 소총 자체가 발사 반동으로 범프스탁 안에서 앞뒤로 움직이게 되고 방아쇠는 범프스탁 안에서 반동에 의해 반복적으로 당겨지게 된다. 자동으로 방아쇠를 당겨주는 장치인 셈이다.
엄밀히 말하면 탄환이 연사되긴 하지만 탄환이 발사될 때 마다 방아쇠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법률상 여전히 '반자동'소총으로 분류된다. 앞서 수년 동안 범프스탁 규제를 요구해 온 다이애나 파인스타인 민주당 상원의원(캘리포니아주)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기술이 완전자동화기 보급을 부추긴다고 비난했다.
그는 "범프스탁이 반자동 소총을 분당 400~800발 사격이 가능한 완전자동화기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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