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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자문단도 보은인사? 대선캠프 출신 예비역이 점령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2 17:40

수정 2017.09.12 17:40

방사청 출신 특정정파 몰려
국방개혁실이 작성한 국방개혁 자문단 추천현황. 일부 민간 전문가를 제외하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국방개혁실이 작성한 국방개혁 자문단 추천현황. 일부 민간 전문가를 제외하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 인사들이 주류를 이룬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보좌할 국방개혁자문단 대다수가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예비역 군인들로 편성돼 정파적으로 편중된 '보은성' 임명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와 함께 군의 시각을 넘어 폭넓은 시야로 국방개혁의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군 고위층 출신에 한정하지 않고 폭넓은 영역의 인재들로 자문단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캠프 복사판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국방개혁자문단 추천 현황에 따르면 총 38명(예비 3명 포함)의 추천인사 중 예비역 준장 출신 단장을 포함, 34명이 군 출신이다.

이들은 송 장관을 중심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국방안보특별위원회와 문재인 대선 캠프의 국방안보위원회 출신이다.
이 때문에 "송영무 장관과 자문단장으로 추천된 이선희 전 방위사업청장의 측근들로 구성이 편중됐다"는 게 안팎의 해석이다.

문재인 대선캠프에서 활동했던 한 예비역 장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를 고스란히 옮겨온 느낌이 든다. 특히 이 전 방사청장과 이창희.윤환균 예비역 대령, 이종성 예비역 중령 등 다수는 방사청 출신"이라고 말했다. 군 전문가들은 추천된 38명 인사 중 약 70%의 인사가 대선캠프 출신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에 근무했던 또 다른 예비역 장교는 "방사청 내에서도 특정 인물 또는 특정 출신학교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인물이 대부분"이라며 "자문단 추천 인재풀이 크게 갖춰지지 않은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이긴 하나 진보.보수 진영을 넘어 추천된 인물이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철새 같은 인물도 추천명단에 있는 것은 다소 위험스러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정정파에 '보은성 추천'

군의 한 소식통은 "국방부 국방개혁실이 작성한 추천 현황은 보은성 추천으로 보인다"며 "송 장관의 군 인사권이 청와대의 강한 통제로 약해지면서 장관이 추천.임명할 수 있는 28개 군관련 직위 대신 자문단으로 대체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대선 당시 문 캠프 내에서는 송 장관의 국방안보특위, 이 전 청장의 국방안보포럼, 백군기 전 의원의 튼튼안보포럼 등 세 개의 자발적 안보자문단체가 있었다. 그중 국방안보포럼과 튼튼안보포럼으로 구성된 국방안보위가 국방안보특위를 지원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 추천 현황을 보면 이 전 청장이 단장을 맡고 있는데, 국방안보특별위와 국방안보위 출신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자문단 추천 현황과 관련, 국회 국방위 소속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핵심라인인 국방개혁의 주체세력부터 만들고 난 뒤에 자문위를 구성해도 되는데 (국방부가) 성급한 맘이 앞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방부 국방개혁실 관계자는 "국방개혁자문단 추천 현황은 어디까지나 추천 현황일 뿐 최종 편성은 아니다.
10월까지 청와대 국방개혁위원 구성에 맞춰 여러 의견을 종합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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