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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파생상품시장]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당국-업계간 규제완화 눈높이 맞춰야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0 20:29

수정 2017.08.11 18:31

(하)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어떻게
업계 "개인 진입장벽 해소".. 개인투자자 기본예탁금 의무교육 폐지 주장
당국 "시장 신뢰도 쌓이면 자연스럽게 규제완화 가능" 헤지전용계좌 도입 추진
[다시뛰는 파생상품시장]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당국-업계간 규제완화 눈높이 맞춰야

올해 코스피가 6년 만에 박스권을 탈출해 고공행진을 하고 있지만 국내 파생상품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10위권 밖에 머물고 있다. 파생상품시장 활성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파생상품 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3월 이를 시행하면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늘어나는 등의 성과가 있지만 글로벌 파생상품시장 1위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는 개인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가로막는 규제를 완전히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파생상품시장이 점진적으로 활성화되면서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목표를 잡고 있어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시장 활성화에 '시각차'

1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당국과 업계 간에는 파생상품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 차가 있다.

업계는 파생상품시장 거래량이 늘어나고,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과거의 족쇄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1년 39조2800만계약에 달했던 거래량은 이듬해 옵션승수거래를 대폭 상향하고,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는 등 시장의 변동성이 줄면서 4년 만에 5분의 1 토막이 났다.

지난 3월부터 당국이 △상장절차 간소화 △거래승수 합리화 △기본예탁금 인하 △교육시간 합리화 등 규제 완화책을 시행 중이지만 개인투자자를 되돌리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개인투자자를 불법 거래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구체적으로 개인투자자의 기본예탁금과 의무교육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당국은 손실 위험이 제한적인 '옵션 매수'에 한해 기본예탁금을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췄다.

하지만 업계는 옵션 매수는 기본예탁금을 없애고, 선물은 2012년 이전인 1500만원으로 낮춰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옵션 매수와 변동성 선물을 제외한 선물의 기본예탁금은 3000만원, 변동성 선물과 옵션 매도의 기본예탁금은 5000만원이다.

또 당국이 2단계로 재편한 의무교육과 모의거래 이수 제도도 과도하다는 업계의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비교해 과도한 규제를 다 풀어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을 때 파생상품 시장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당국이 개인투자자의 진입을 과도하게 제한하면서 시장을 활성화할 생각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당국은 파생상품시장의 양적인 활성화가 아니라 질적 성장을 통한 경쟁력 제고에 목표를 두고 있다. 파생상품을 다변화하고, 헤지 목적의 투자자가 원활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기본예탁금을 면제해주는 헤지전용계좌를 도입하고, 해외와 비교해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특히 모든 개인투자자에게 파생상품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파생상품 투자는 적은 금액으로도 큰 이익과 손실을 볼 수 있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며 "시장신뢰도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기준이 완화될 수 있지만 2012년 이전으로 급격히 완화하는 것은 단기적인 이익에 치중하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기관투자자 유인책 찾아야

당국과 유관기관은 파생상품시장이 위축되면서 쪼그라든 기관투자자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 기관투자자 비중이 낮은 편이다. 이에 따라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증권사의 파생상품 시장 참여도를 높이고, 파생상품시장의 경쟁력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진입을 규제로 막으면서 기관투자자, 증권사와 선물회사의 자기거래가 많이 줄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기관투자자가 많이 참여하고, 투자자들이 차익 헤지거래를 늘리면 파생상품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코스피200 선물거래 비중을 보면 2011년 35.4%였던 기관투자자 비중은 2016년 14.05%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도 33.2%에서 23.76%로 줄었으나 외국인은 31.4%에서 62.19%로 급증했다. 이와 관련, 거래소는 지난 2월 시장조성팀을 신설해 파생상품시장이 시장조성자 즉, 기관투자자 중심의 시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개발 중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식 선물옵션 헤지거래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면제하자 주식선물 거래량이 전년보다 70~80% 늘어난 효과가 있다"면서 "시장조성자 기능을 확대하고, 은행과 보험회사가 파생상품 시장에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올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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