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보양식은 옛말… 제철과일이 제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0 17:44 수정 : 2017.08.10 22:16

전문가 추천 복날 보양식
개고기, 지방.염분 많아 건강식이라 보기 어려워
닭.소고기.생선.콩 등 우수 단백질원으로 대체

해마다 삼복절기가 끼여있는 여름철이면 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논란이 삼복더위 만큼이나 뜨겁다. 동물반려 1000만명 시대를 맞으면서 복날을 전후해 동물보호단체의 식용금지 시위와 육견 단체의 맞불 시위도 거세지고 있다.

연중기획 '동물도 가족이다' 캠페인을 전개하는 파이낸셜뉴스는 말복을 하루앞둔 10일 영양전문가들을 통해 개고기, 이른바 보신탕을 대신할 복날 보양식에 대해 알아봤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식생활이 크게 향상된 요즘에는 영양과잉 시대인 만큼 복날에 개고기보다는 다른 육류나 생선, 콩 등 다른 식품을 통해 여름철 보양에 필요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며 "오히려 개고기는 다른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지방이 많고, 염분이 높을 뿐 아니라 위생도 떨어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대 따라 변하는 '보양식' 문화

우리 조상들은 매년 초복, 중복, 말복 등에 삼계탕과 보신탕을 먹었다. 농경 사회였던 과거 소는 농사에, 돼지는 사육을 통한 농가의 주 수입원이었던 만큼 닭과 개를 먹으며 단백질을 보충했다. 삼계탕과 보신탕은 기력을 회복시키고 몸을 따뜻하게 해 여름철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축산식품생명공학과 이치호 교수는 "개고기를 먹는 것은 영양소의 차이보다 먹을 게 없었던 당시의 풍습 때문"이라며 "소, 돼지, 닭, 양, 흑염소 등을 통해서도 개고기와 비슷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개고기가 보양식이 됐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보양식의 개념도 바뀌었다. 특히 최근에는 비만 등 영양과잉이 사회문제로 불거지며 고단백.고지방 식품보다 열량이 낮은 식품이 건강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개고기, 닭.소고기.생선과 다르지 않아"

개고기가 닭, 소고기, 생선, 콩 등 다른 단백질원보다 '몸에 더 좋다'는 것도 근거가 빈약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생선 눈알을 먹으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미신처럼 보신탕이 대표 보양식으로서 상징성은 있지만 영양적으로 더 뛰어나지는 않다는 지적이다.

신세계푸드 김안나 올반랩 미래연구팀 부장은 "좋은 단백질은 체내에 흡수돼서 이용되는 수치인 '생물가'가 높은 단백질인데 개고기의 경우 소고기 등 다른 육류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생물가는 계란을 100으로 봤을 때 우유가 90, 소고기 80, 콩 74"고 설명했다.

한양대병원 권수정 영양사는 "단백질이 분해돼 생기는 필수아미노산도 개고기는 닭, 소 등 다른 육류와 비슷한 수준"이며 "100g당 지방 함량은 닭고기가 1.4g인데 반해 개고기는 20g정도로 높아 오히려 지방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개고기의 경우 누린내 때문에 소금이나 양념을 과하게 섭취할 수 있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 등에게는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물보호단체 다솜의 김준원 대표는 "개고기는 원산지 표시나 유통과정도 불투명해 오히려 위생상 위험한 식품"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과거 보신탕 가게의 위생점검 당시 식중독 균이나 납 등 중금속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현재 개고기 관련법 미비로 개고기의 도살, 유통, 판매 등의 과정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본인한테 맞는 식품이 진짜 보양식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나 영양학적으로 복날이라고 꼭 보양식을 먹어야 한다는 근거가 없고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맞는 보양식도 없다고 입을 모은다. 본인의 건강상태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영양소를 적기에 섭취하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숭의여대 차윤환 교수는 "요즘같은 폭염에서는 고열량 식품보다 되레 몸의 열을 낮추는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며 단백질이 풍부한 콩국수를 보양식으로 추천했다.

김안나 부장은 "육개장, 추어탕을 먹되 소금이 많은 국물은 먹지 않는 게 좋다"며 "땀배출이 많은 여름에는 수분, 무기질, 비타민이 많은 제철 과일인 수박, 참외, 복숭아 등도 함께 먹으면 좋다"고 조언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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