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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파생상품시장] 코스피 랠리·규제완화… 올해 파생상품시장 '희망의 불' 켜졌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8 18:14

수정 2017.08.08 18:14

(상) 한국 파생상품시장의 과거와 현재
2011년 세계 1위 시장 정부 개입 늘면서 추락
절차 간소화.거래승수 인하 등 제도개선에 적극 나서 거래대금 12% 증가 '효과'
지난 1996년 5월 코스피200지수선물 거래로 출발한 한국의 장내 파생상품시장은 20년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1997년 7월에 상장한 코스피200지수옵션은 2011년까지 세계 파생상품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파생상품이 위기의 주범으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올들어 주식시장이 박스권 탈출에 성공하면서 파생시장에도 희망을 불이 켜졌다. 정부에서도 그간 시장을 옥죄던 규제 완화에 나섰다.
이에 과거 파생시장의 역사와 현 상황,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들의 해법 등을 3회에 걸쳐 진단해 본다.

<편집자주>
[다시뛰는 파생상품시장] 코스피 랠리·규제완화… 올해 파생상품시장 '희망의 불' 켜졌다

[다시뛰는 파생상품시장] 코스피 랠리·규제완화… 올해 파생상품시장 '희망의 불' 켜졌다


코스피지수가 올들어 사상최고치에 이르면서 한동안 침체의 늪에 빠졌던 파생상품 시장에도 볕이 들 조짐이다. 지난 3월 정부가 파생상품시장을 되살리겠다며 규제완화라는 특효약을 처방하면서 거래가 되살아나고 있어서다.

파생상품 시장을 망가뜨린건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는게 증권가의 평가다. 이제서야 규제 완화 나서는 정부를 향해 '병주고 약주냐'냐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올 초 파생상품시장 운영 계획안을 발표 하면서 진입장벽 완화와 거래량 증가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또 코스피까지 활황을 보이자 파생시장 회복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영광 무너져… 쪼그라든 파생시장

우리나라 파생상품 시장은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시장을 놀라게 할만큼 성장세가 가팔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총거래량은 시장이 성숙기에 들어선 2001년 8억6631만 계약에서 2011년에는 39억2795만 계약까지 급증했다. 영광은 오래 가지 못했다.

2011년까지 파생상품 일평균 거래대금은 65조5000억원에 달했고 세계 시장 순위는 1위였다. 그러나 시장이 과열이라고 판단한 정부의 규제가 하나둘 개입하면서 그 뒤로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2012년에는 곧바로 5위, 2013년은 9위로 추락하더니 2014년 부터는 12위로 내려 앉아 지금까지 제자리를 멤돌고 있는 상황.

한국 파생상품시장과 세계 거래소를 비교할 경우 국내는 2001년도에서 정점인 2011년 사이 거래량이 4.53배 증가한 반면 세계 거래소의 경우는 8.91배로 성장했다. 이 기간 동안 한국거래소의 글로벌 시장 거래비중은 30.89%에서 15.73%로 추락했다.

파생상품 거래에는 거래승수라는 개념이 있는데, 쉽게 말해 거래가격을 정하는 기준점이다. 지난 2012년 정부는 거래승수를 10만원에서 50만원으로 갑자기 올렸다. 거래승수가 올라가면 증거금이 높아지기 때문에 당연히 거래량은 줄어들수 밖에 없다. 파생시장 순위가 곤두박질 친 결정적인 원인이다.

■올들어 거래 늘어… 파생시장 숨통 틔일까

올 들어 코스피 상승폭은 지난해 연말대비 현재 18%를 넘어섰다. 오를때 마다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파생시장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이 적정 수준의 변동성을 유지 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지난 6월 주가지수 옵션거래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335만2853건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172.8% 증가했다. 지난 2012년 6월(796만7816건)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수준.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향해 달리면서 추가 상승과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엇갈려 시장이 출렁거렸기 때문이라는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규제의 문턱을 낮춘 점도 파생 시장 회복에 희망의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 3월 금융위는 상장절차 간소화, 거래승수 합리화 등 파생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시행했다.

전반적으로 제도 개선 이후 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늘었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금융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들어서 지난 1~3월까지 장내파생상품 일평균 거래대금은 381억원 수준. 금융위의 개선된 제도가 시행된 3~6월까지는 387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이 확인된다. 같은 기간 주가지수 파생상품 일평균 거래대금은 184억원에서 193억원으로 12% 가량 늘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승수 인하 등 제도개선 후에 거래 규모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며 "일평균 거래량도 제도시행 전 대비 약 69%, 거래승수 인하효과를 감안하면 약 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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