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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 한반도 별도 성명 숨은 주역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8 18:00

수정 2017.08.08 18:00

이상화.. 김정남 암살, 북핵과 연계
유정현.. 라오스.캄보디아도 설득
서정인.. ARF의장국 필리핀 포섭
[제24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 한반도 별도 성명 숨은 주역

【 마닐라(필리핀)=박소연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발표된 아세안 외교장관들의 '한반도 문제 별도성명'은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참여국의 북핵 대응 메시지 수위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일부 회원국의 강한 반발을 극복하고 성명 도출에 일조한 외교부 '숨은 주역 3인'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월 말레이시아공항 김정남 암살 등 역내 북한에 대해 악화된 여론을 한반도 북핵문제와 묶어 대응에 나선 외교부 이상화 북핵외교기획단장(6자회담 차석대표), 북한의 전통적인 우호국으로 끝까지 성명채택에 반대하던 라오스와 캄보디아를 설득해 돌려세운 유정현 남아태국장이다. 서정인 아세안 대사는 이번 ARF 의장국인 필리핀 포섭에 집중했다. ARF 시작 직전 발표돼 북한의 입을 묶어버린 이 성명으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외교행보는 크게 제한됐다.

우리 정부가 아세안 국가에 성명을 촉구한 건 아니지만 성명 내 주요 골자는 이상화 단장이 만들었다.
우리 정부가 ARF를 앞두고 아세안에 공들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이고, 본격 포섭에 들어간 것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부터다. 이 단장은 5월 마닐라에서 열린 ARF 고위관리회의(SOM)에 참석해 한.미.일이 북핵, 북한 문제에 대해 과거와 다르게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해 공감대를 확보했다.

지난 7월 북한의 두 차례의 중대 도발은 아세안 국가들을 돌려세웠다. 한 정부당국자는 "한반도 성명 문구에 아세안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건설적 역할(constructive role)을 하겠다'는 의지적 표현이 들어간 것이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특히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반대가 심했다. 설득은 외교부 남아태국의 몫이었다. 유정현 국장은 각국 공관에 지시해 지속적인 양자회담을 통해 각국에 우리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다.
이들이 막판에 마음을 돌린 데는 우리와의 양자회담이 주효했다는 전언이다. 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소재 아세안 사무국에 나가 있는 서정인 대사도 대아세안 네트워킹에 주력, 틈날 때마다 우리 정책에 동조를 촉구했다.
특히 ARF 의장국인 필리핀 외교장관 일행을 한국으로 초청, 비무장지대(DMZ) 등을 직접 둘러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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