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韓·美정상 56분간 통화 "北에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트럼프, FTA개정 강조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7 11:28

수정 2017.08.07 11:30

文대통령, 오전 7시58분부터 8시54까지 통화
"대북 압박엔 동의하지만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 안돼"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한반도의 엄중한 안보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 핵·미사일을 포기하게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대화와 제재의 병행 기조가 제재로 모아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개로, "한.미 동맹을 위해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며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58분부터 8시54분까지 약 56분간 트럼프 대통령화 전화통화를 갖고 이런 내용의 한·미 공조체제 방안에 대해 집중 협의했다.
양국 정상간 통화는 지난달 2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지 열흘 만이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면서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가해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힘의 우위에 기반한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을 핵폐기를 위한 협상의 장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한편,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때 대화의 문이 열려 있음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의 참상이 일어나는 것은 용인할 수 없는 만큼 북한 핵문제를 궁극적으로는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평화적,외교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예방전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데 대한 우려 표명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하는 등 확고하게 입장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중국·러시아와 협조해 전례없이 강력한 결의 채택을 이루어냈다"면서 "이번 결의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양측은 8월 말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전후해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고조될 것으로 보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구축하자고 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한국의 방위력 향상을 위해 지난 7월 한·미 정상회담시 협의한 미사일지침 개정 협상이 원만히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에서 한.미FTA 개정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한·미 동맹을 위해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다"면서 "막대한 대한 무역 적자를 시정하고 공정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대통령은 한·미 FTA가 양국 모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양국에 더욱 호혜적인 방향으로 발전돼 나갈 수 있게 함께 노력하자고 답했다.

문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청의사를 밝히며, "금년 중 조기에, 늦어도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때 정상회담을 갖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의를 표하며 가까운 시일내 방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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