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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기선제압' 나선 한·미...아세안 외교장관들 "北 미사일 규탄" 이례적 성명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5 19:09

수정 2017.08.05 19:09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 앞에 태극기와 인공기를 포함한 27개 ARF 참가국 국기가 게양돼 있다.연합뉴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열리는 필리핀 마닐라의 필리핀국제컨벤션센터(PICC) 앞에 태극기와 인공기를 포함한 27개 ARF 참가국 국기가 게양돼 있다.연합뉴스
【마닐라(필리핀)=박소연 기자】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들이 5일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등 한반도 긴장 고조에 우려를 표하는 한반도문제 별도 성명을 발표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평양을 떠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현지에 도착하기 수시간 전, 행사 주최 측인 아세안이 북한 도발을 우려하는 별도 성명을 채택하면서 우리의 '기선 제압'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싱가포르·캄보디아·라오스·베트남·미얀마·브루나이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아세안 외교장관들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외무장관 회의 직후 한반도문제 별도 성명에서 "7월 4일과 28일 진행된 북한의 ICBM 실험과 2016년 있었던 두 차례의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데 거듭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북한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지역과 세계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즉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관련 결의상 의무들을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특히 "우리는 한반도에 긴장을 완화시키고 대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도 적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 구상을 지지하는 문구로 읽힌다. 그러면서 "북한이 평화, 안정 및 번영이라는 ARF의 비전 실현 위해 기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못박았다.
최근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 강력히 주장한 북한의 ARF 참가자격 박탈 요구를 피하는 대신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ICBM과 핵을 둘러싼 각국의 외교전은 오는 7일 열리는 ARF에서 정점에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를 필두로 미·일 등 북 핵·미사일 발사를 강하게 규탄하는 측과 이를 방어하기 위한 북한과 중·러의 치열한 외교전이 예고되고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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