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13년만의 해군출신 국방장관 문민 차관과 함께 국방개혁 속도내나?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6.12 17:07

수정 2017.06.12 17:07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 국방부 방문 군 내부 급진적 국방개혁에 대해 우려..
해군 내 반응 호불호 엇갈려... 문민차관과 함께 국방개혁 속도낼듯
송 전 총장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북괴'용어 사용 눈길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운데)가 12일 오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운데)가 12일 오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국방개혁이 강한 상승기류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장기적 시야를 가지고 일관적 정책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68·해사 27기)은 후보로 지명된지 하루만인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을 마련하고 국방부를 방문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군 일각 '급진적 국방개혁'에 대한 우려
송 전 총장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되면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에 이어 13년만에 해군 출신 장관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군내 주류인 육군이 아닌 해군 출신인사로, 강한 국방개혁론자로 알려진 송 전 총장이 벌써부터 강한 개혁의지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지난 6일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때 국방개혁을 주도한바 있는 서주석 한국국방연구원(KIDA) 책임연구원을 국방부 차관으로 임명했고, 서 차관은 7일 국방부 차관 취임사를 통해 '강력한 국방개혁 의지'를 밝힌바 있다.

국방부 장관과 차관 인사와 관련해 군내 분위기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강한 개혁론자인 송 전 총장과 문민차관인 서 차관이 군 개혁의 의지가 강한 만큼, 북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된 대응정책들을 신속히 내 놓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자칫 눈 앞의 현안들과 문 대통령의 국방공약 실현을 위한 급진적 개혁으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송 전 총장은 '국방개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군에 치우친 국방개혁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듯 "해군출신 장관이라는 그런 언사를 하지 말아달라"면서 "대령 때부터 장성 때까지 합참에 근무하면서, 육·해·공군 전체를 다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방개혁은 육·해·공군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전장환경과 무기체계 모든 것이 바뀌는 데 새로운 군을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긍정적 기대속 호불호 갈려
송 전 총장의 국방부 장관 후보지명에 대해 육군 뿐만 아니라 해군 내에서도 추진력이 강하지만 급진적이고 소통부족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성급한 우려일 뿐 현대전에 맞는 군 전반의 긍정적 변화가 기대도 함께 나온다.

군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시절 국방개혁을 이끌던 윤광웅 전 해군 참모차장도 군의 주류인 육군으로부터 강한 반발과 저항을 받은 바 있다"면서 "국방개혁의 주 타깃으로 대선 후보들이 육군을 거론했던 만큼 해군출신에 강력한 군개혁론자로 손꼽히는 손 전 총장의 국방부 장관인사에 불안한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송 전 총장과 군 생활을 같이한 일부 해군 예비역들도 "추진력과 뛰어난 언변은 따라올 사람이 없다"면서도 "지나치게 파격적인 행동으로 송 전 총장은 해군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이라고 지적한다.

한 해군 출신 예비역은 "해군 내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 전 총장은 해군작전사령부 청사를 진해에서 부산으로 옮겼을 뿐만 아니라 직별 통폐합 일환으로 항해병과가 아닌 기관병과 대령을 함장으로 임명했고, 해군사관학교 개교 이래 처음으로 생도대장에 해병대 장성을 임명하는 등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송 전 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군의 내부문서에도 사용하지 않는 '북괴'라는 용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6.15 연평해전 승전 기념에 대한 소감'에 대해 그는 "저의 군 인생과 전 인생에서 6·15(연평해전) 같은 전투기억과 (그 결과가) 역사에 남는 것을 가장 값지게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북한, 북괴라 표현하겠다. 북의 정규군과 대한민국 정규군끼리 6·25전쟁 이후 처음으로 교전해 완승했다"고 말했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의 유사한 도발이 있으면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결의를 내비친 것이자, 청문회 과정을 앞두고 보수층을 의식한 언급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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