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의 소비자경제]

공정위원장 내정된 ‘재벌개혁 전도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5.18 17:04 수정 : 2017.05.18 17:04



문재인정부 최초의 장관급 인사이자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김상조 교수가 내정됐다. 김 후보자는 참여연대 재벌개혁 감시단장, 경제개혁센터 소장 등을 지내며 '재벌개혁 전도사'란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재벌개혁을 위한 시민운동에도 매진해왔고, 적절한 표현인지는 의문이지만 '재벌 저격수' '재벌 저승사자'로도 불리듯 재벌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김 후보자는 지난해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 "삼성그룹은 이사회가 아닌 미래전략실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등의 발언으로 삼성과 각을 세우기도 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삼성 사장단 회의 초청으로 마련된 자리에도 나가 "나는 삼성의 적(敵)이 아니다.
삼성을 사랑한다. 다만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라며 "삼성의 리더십이 바뀌어야 한다. 열린 광장으로 나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충고했을 만큼 그가 재벌 자체에 적대적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어쨌든 문재인정부는 대선 공약에서도 재벌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조직 신설을 내세웠을 정도로 재벌개혁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점에 비추어 재벌의 탈법적 경영승계와 '황제경영' 등을 근절하기 위해 기존 순환출자까지 단계적으로 해소하는 방안도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감 몰아주기 등 총수일가 사익편취 수단에 대한 규제에도 힘이 실리게 될 전망이며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기소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 폐지도 예상된다. 또한 김 후보자가 최근 금융개혁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금융시장의 경쟁제한에도 더 적극적으로 관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재벌이나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가 투자를 저해하고 성장동력을 해칠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재벌, 대기업의 횡포에 짓눌린 시장의 활력을 되살릴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김 후보자도 공정거래위원장 내정 직후 인사말을 통해 "한국 경제의 활력이 떨어진 이유 중 하나가 시장경제 질서가 공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함으로써 모든 경제주체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한국 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 조사기능 강화나 전속고발권 폐지로 검찰의 힘까지 동원해 경제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규제와 처벌 만능의 시각이나, 경제적으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행위를 형법의 잣대로 규율하려는 점은 우려를 갖게 한다.

김 후보자는 참여연대에서부터 소액주주운동을 이끌기도 했고 후보자로 지명된 후에도 "시장경제 질서를 지키고 공정하게 만들고 활력 있게 하는 것은 시민의 참여를 통해 진전이 돼야 한다"고 말한 만큼 공정위나 검찰의 권력보다도 소비자나 투자자의 감시와 시장의 힘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yis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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