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도토리 키재기..'답답한 보수'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2.17 16:44

수정 2017.02.17 16:44


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도토리 키재기..'답답한 보수'
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도토리 키재기..'답답한 보수'


보수진영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과 한국당 비주류들이 집단탈당해 만든 바른정당 모두 부진한 지지도와 유력 대선후보 부재, 야권 위주 대선구도 형성이란 악재에 허덕이고 있어서다.

문제는 자력으로 이를 타개할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판결 이후에나 반전을 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만고만한 지지율
17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2월 3주(14~16일) 여론조사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정당 지지도는 각각 11%, 6%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각각 2%포인트, 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더불어민주당(44%)·국민의당(12%)의 수준과 비교할 때 미력한 수준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기 전 정당 지지도 30%로 1위를 달리던 당시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집단탈당과 촛불집회 등이 지속되면서 11%까지 추락했고 당명을 바꾼 뒤 첫 지지도 조사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는 11%에 머물렀다.


가칭 개혁보수신당에서 6%의 지지도로 시작한 바른정당은 1월 셋째주에는 9%로 지지도가 오르는 듯 했으나 설 연휴를 거쳐 하락세를 지속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주요 당 행사에서 "당의 지지율이 바른정당 보다 2배 정도 앞서 올라간다"고 강조했지만 두 당의 지지도를 합쳐도 민주당 지지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점에서 도토리 키재기란 비판이다.

주요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출마의사를 밝히지 않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만이 보수진영 후보 중 5% 이상의 지지율을 받고 있다는 점은 보수진영이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는 대목이다.

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도토리 키재기..'답답한 보수'

■바른정당, 대책 마련 시급
새누리당의 패권주의를 비판하며 만들어진 바른정당이 하루 속히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다.

바른정당 대선주자 중 한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대선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영입된 정두언 전 의원은 바른정당에 대해 "망했다"며 작심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의 독선적인 모습, 사당의 모습을 보기 싫어서 나왔는데 바른정당도 그냥 의원들 몇 명이서 자리 나눠먹기 하면서 사당화 논란이 있다"며 "이거는 잘못됐다 싶어 입당하지 않고 있는데 바른정당도 사실 망했다"고 말했다.

선거연령 18세 인하를 비롯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도입 등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도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를 보이지 못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당직자들의 사퇴와 획기적인 외부인사 영입을 주문한 정 전 의원은 현재로선 대선에서 이길 수 없음을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영향력있는 인재들로 당을 만들었지만 인지도는 낮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이 부족해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것으로 본다"며 "헌재 심판이 끝나면 그 시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도토리 키재기..'답답한 보수'

■자유한국당, 현 수준에 만족(?)
간신히 두자리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한국당은 겉으로 보면 많은 대선주자들이 나오고 있어 안정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주요 여론조사에 이름을 올릴 만한 유력한 주자가 없다는 점에서 한국당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명진 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했던 깜짝 놀랄 후보는 사실상 없다는 것이 당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은 거물급이었지만 그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고 원유철 의원과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안상수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 등은 보다 많은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황교안 대행의 출마 가능성도 점차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날 '성완종 리스트 사건' 무죄를 선고받은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한국당 경선에 뛰어들 경우 활력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홍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며칠 전 경남도 서울사무소 도지사실에 있는 행운목이 꽃이 활짝 피었다"며 "10년에 한 번 필까 말까 하는 꽃이라는데..이 행운이 천하대란에 휩싸인 대한민국에 왔으면 좋겠다"고 적어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어차피 인 위원장이 말한 깜짝 후보는 당장 만들어질 수도 없는 하나의 립서비스였다"며 "당장 대선을 언급하기는 부담되지만 지금부터라도 당내 후보들의 경선을 잘 치를 방안을 짜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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